[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지난달 닻을 올린 이우현
OCI(010060) 대표이사 사장(
사진) 앞에 난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그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사장은 이수영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후계구도를 매듭짓고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올해 OCI는 인천시와 1700억원대 세금 문제, 중국 상무부의 한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부과 여부, 포스코켐택과의 콜타르 공급 계약 연장, 미국 자회사 OCI와이오밍의 상장 여부 등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실적 부진 이외에도 회사 전반에 걸쳐 난제가 산적, 중대 고비에 처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자연스레 이 사장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룹의 '위기'가 경영력을 대내외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OCI와 인천시가 벌이고 있는 1700억원대 규모의 사상 최대 지방세 전쟁은 언제 결론이 도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조세심판원 합동회의에서 결론이 날 예정이었지만, 다음 회의로 결정이 연기된 데다 현재 합동회의 날짜도 잡혀있지 않고 있다.
만약 OCI에게 세금부과가 결정이 난다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OCI 관계자는 "합동회의 결과가 나와야 대응이 결정된다"며 "회의결과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면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질 수 있어 OCI 입장에서는 세금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지루한 소송전에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대법원에서조차 패소할 경우 지방세와 함께 법인세 2600억원 가량도 추가 납부해야 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수천억원의 세금을 회피함으로써 OCI의 대내외적 이미지에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중국 상무부의 한국과 미국·유럽(EU)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이 오는 6월로 연기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 반덤핑 판정 이후 OCI가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판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만큼의 상계관세가 부과될지 결정이 나야 그에 따른 대응이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 판정을 내릴 게 확실시된다"면서 "얼마만큼의 관세가 부가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응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중국이 수입하는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의미도 있어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이 중국산 셀과 모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태양광 시장이 단기적으로 침체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보다 태양광 시장 침체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웨이퍼를 통한 우회 수출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고 있지만, 오는 6월에는 결과가 나와야만 대응 방안을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콜타르 공급 문제도 골칫거리다. OCI는 카본블랙의 원재료인 콜타르를
포스코(005490)에서 전량 공급받고 있는데,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켐텍(003670)을 통해 콜타르 관련 신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로 공급계약이 완료돼 내년부터 새로운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현재 공급받는 물량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급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사업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이 사장 본인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난 8일 OCI는 조회공시를 통해 다양한 자금 조달원을 확보하기 위해 OCI 와이오밍이 상장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OCI 와이오밍은 이 사장이 이사로 등록돼 있어, 어떤 방법으로든 자금조달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업황이다. 지난 10일 태양광산업협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4년 이후에나 태양광 산업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이 주력인 OCI 역시 당분간 보릿고개 상황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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