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인터넷·게임업계에서 플랫폼과 그에 종속된 하위 파트너간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네이버가 기본화면 뉴스서비스로서 '뉴스스탠드'를 도입하자 언론사 사이트 트래픽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해당 언론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이 서비스 품질관리를 이유로 모바일게임 제휴장벽을 높이자 중소개발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플랫폼의 횡포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같은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위 파트너사는 늘 당하고만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진 않다. 얼마든지 플랫폼을 뒤흔드는 업체들도 있기 때문이다.
◇ 퍼블리셔보다 힘 센 개발사 ‘스마일게이트’
2008년 양사는 중국 현지 게임업체 텐센트와 손잡고 ‘크로스파이어’라는 FPS(1인칭 슈팅게임) 장르의 게임을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는데 현재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내 가장 이용률이 높은 게임이며 연 매출만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네오위즈게임즈가 텐센트와 연결해준 것 이외에 별다른 기여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성과부진을 이유로 크로스파이어의 국내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하자 양사 갈등이 본격화된다.
스마일게이트는 법적대응을 불사하더라도 텐센트와 직접 계약을 맺겠다는 뜻을 밝혔고, 네오위즈게임즈는 상표권과 데이터베이스(DB)에 대한 권리가 있다며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결국 네오위즈게임즈는 3년간 로열티 매출을 받는 대가로 모든 권리를 스마일게이트에 넘기는 것에 합의했다.
◇ 네이버도 무시 못하는 검색광고 파트너사 ‘이엠넷’
이엠넷(123570)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NHN(035420)조차 무시 못하는 검색광고 대행사다. 검색광고란 검색결과 최상단에 위치한 링크식 광고를 말하는데 대행사는 광고주 영업과 관리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포털업체에 수수료를 받는다. 이엠넷은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재와 기술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업계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2010년 검색시장에서는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NHN(035420)이 온라인광고사업자인 오버추어와 제휴를 끊고 직접 검색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게다가 네이버는 ‘NSM'이라는 계열사를 세워 검색광고 대행사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당시 이엠넷은 오버추어 최대 파트너사였고, 대행업계 1위 기업이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엠넷은 네이버와 원만한 의사소통을 통해 큰 손해를 입지 않고, 동반성장할 수 있었다. 사실 네이버로서도 계열사만으로 수많은 광고주를 관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노하우가 있는 이엠넷과의 공조가 필요했다. 이후 이엠넷은 증시 상장에 이어 해외진출과 디스플레이광고사업 오픈 등 성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맘에 들지 않으면 출연 안해!”..‘와이지엔터테인먼트’
지상파 방송사와 연예기획사는 ‘갑을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과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PD들에게 잘 보여야 하고, 다소 부당하다 싶은 요구에도 순응한다. 콘텐츠 유통망을 그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양현석 와이지엔터 사장은 SBS <힐링캠프>를 통해 입장을 설명했다. 집중과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송사가 원하는 대로 맞춰줄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출연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다른 연예기획사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 이들이 플랫폼에 당당한 이유는?
앞서 언급된 업체들이 플랫폼에 당당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경쟁사 대비 독보적인 실력과 역량을 지녔다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서 가장 인기 많은 게임을 개발했고, 이엠넷은 탄탄한 검색광고 솔루션기술과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최고 실력파 가수들을 데리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으로서는 이들을 내친다면 ‘제 살 깎아먹기’가 된다. 결국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공조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들 역시 이러한 점을 협상에 활용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곤 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끊임없이 콘텐츠 유통경로를 다변화한 점도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요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네오위즈게임즈 이외의 여타 퍼블리셔와 제휴를 모색했으며, 이엠넷 역시 네이버 영업조직이 아닌 독립 대행사를 표방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또한 방송사만이 아닌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력에 열심이다.
특히 이들이 내수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진출을 통해 제휴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하위 파트너사들도 이같은 점을 강화한다면 플랫폼과의 갈등에서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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