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비판세례를 퍼부었다. 예산정책처의 지적대로라면 정부 추경안은 총체적인 부실덩어리다.
예산정책처는 세입결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추경안의 신뢰도를 떨어뜨렸으며, 정책 근거가 되는 거시경제전망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대규모 국채발행은 민간부문을 위축시키고 내수를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산정책처는 24일 펴낸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 추경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가장 문제삼은 것은 정부의 세입전망이었다.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정부의 2013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세입이 과도하게 추계됐다며 비판했고, 그것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면서 이른바 한국판 재정절벽이라는 세입결손사태가 발생했다.
예산정책처가 경고했던 너무 높은 성장률 전망에 따른 세수결손과 실현 불가능한 산업은행 및 기업은행 주식매각 세입예산은 이번 추경편성의 근거가 됐다.
정부 예산안의 부실을 제대로 지적했던 예산정책처가 의기양양할수 밖에 없는 상황.
예산정책처는 먼저 12조원의 세입결손 중 6조원의 국세수입 결손에 대한 근거부족을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국세수입 결손 6조원은 올해 3월에 정부가 전망한 실질성장률 2.3%, 경상성장률 4.3%가 아닌 지난해 12월에 발표했던 3.0% 실질성장률과 6.1%의 경상성장률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성장률 1% 포인트 하락이 약 2조원의 세수입결손을 수반하기 때문에 정부의 국세수입 결손전망은 지난해 경상성장률 하락분(5.8%→3.0%)을 감안하더라도 과다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3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데 따른 추가적인 세수입감소분은 경기회복과 세정노력을 강화해서 충당하겠다는 설명만 하고 있어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세입경정의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의 추계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4월 중에 활용 가능한 국세수입의 진도상황은 1~2월 실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세입으로 포함시킨 기업은행 주식매각도 올해 안에 어느 시점에, 몇월쯤에 매각이 가능할지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수밖에 없다.
예산정책처는 "추경의 시기는 세입경정 시기의 적정성 뿐만 아니라 재정지출 측면에서 재정의 경기대응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점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입결손 규모의 예측력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관리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예산정책처는 정부 추경안에 따르면 균형재정 달성시기가 당초 2014년보다 2년 미뤄진 2016년이지만 최근의 저성장기조, 인구구조의 노령화 속도 등에 따른 세입여건 악화를 고려하면 이 계획의 실현가능성마저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함께 예산정책처는 추경예산안을 통한 각종 세출확대로 경제성장률을 0.3%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은 경기하강을 일시적으로 회복 또는 저지시키는 단기적인 효과를 가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부문을 구축해 내수부문이 약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추경안의 중점 사업별로도 지적은 이어졌다.
3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정된 일자리확충과 민생안정 사업에는 효과가 저조한 평생교육 및 청년층 직업훈련이 포함돼 있거나 사업성과와 무관하게 예산이 소요되는 청년층 해외취업지원 등이 포함돼 있어 사업 선정의 적정성과 집행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또 교육부의 대학중심의 평생학습 활성화 지원, 방위사업청의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차량 구매 예산 등도 사업대상이 한정돼 있거나 연도내 집행가능성이 낮은 등의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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