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국내은행의 대기업 익스포저(대출금, 사모사채, 확정지급보증 등 여신성 채권) 가운데 잠재위험 규모가 48조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대기업 익스포저는 지난 2010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 221조원으로 리먼사태 직전 수준(199조원)을 크게 상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2010년 들어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된 이후 신용위험 회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대기업 위주로 여신을 확대한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 익스포저가 부실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건설·부동산에 대한 대기업 익스포저의 경우 이미 부실화가 상당부분 진행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9.1%에 이르고 있음에도 요주의여신비율 역시 4.1%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조선, 전자, 화학의 경우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요주의여신비율이 각각 10.9%, 6.7%, 4.8%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이고 있다.
한은 측은 “이들 업종의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부실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은행의 대기업 익스포저 가운데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32조2000억원, 또 요주의이하여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27조5000억원으로 이 둘을 합한 잠재위험 익스포저는 48조원에 이르러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표 제공=한국은행)
이어 “특히 기업집단이 건설업종 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여타 업종 기업의 잠재위험 익스포저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 동일 기업집단 내에서 기업간 부실이 전이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대기업 익스포저가 부실화될 경우 국내은행의 건전성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잠재위험 익스포저 부실화가 국내은행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추정해 본 결과 외환위기 절반 정도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4.4%에서 13.2%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약 외환위기 충격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면 자기자본비율이 12.1%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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