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경제 성장에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 세계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11개월 최고점에서 소폭 물러났다. 민간 기업들로 구성된 제조업 지표 역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정부의 재정지출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재고 소진에 들어가며 제조업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이에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제조업 지수 기준선 '턱걸이'
2일(현지시간) HSBC는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0.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전해진 잠정치 50.5와 전달의 51.6을 모두 하회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수출주문 지수가 48.4로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제 부진에 중국의 성장 역시 발목을 잡힌 것으로 풀이됐다.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디플레이션 압력은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제조업 지표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4월의 제조업 PMI가 50.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전 전망치인 50.7과 전달의 50.9를 모두 밑도는 결과다.
세부적으로는 신규 주문지수가 52.3에서 51.7로 하락했고, 신규 수출주문 지수도 50.9에서 48.6으로 떨어졌다. 상품재고 지수는 50.2에서 47.7로 내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제조업 PMI가 0.4포인트 감소한 51을, 소기업은 1.7포인트 떨어진 47.6을 기록한 반면 중형기업은 0.4포인트 오른 50.7을 나타냈다.
◇중국 제조업 PMI (자료:중국국가통계국, HSBC,뉴스토마토)
◇中, 성장 둔화 우려 고조.."경제 개혁 기회"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예상 밖의 둔화세를 보이자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속도 역시 더뎌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스테픈 그린 스탠다드차타드 중화권 담당자는 "이달의 제조업 지표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리췬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소폭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보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국내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경제 성장 둔화를 계기로 그 동안 정체돼왔던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즈웨이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지도자들은 성장률 증가를 목표로한 부양책은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의 질적·양적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의 GDP가 전년 동기대비 8% 증가했을 것으로 점쳤다.
앞서 지난 1분기에는 GDP가 7.7% 늘어나는데 그치며 7.9%를 기록했던 작년 4분기에서 한 분기만에 하락했다.
◇美 제조업 경기 두달 째 둔화..시퀘스터 영향권
미국의 제조업 경기 역시 3월에 이어 4월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4월 제조업 지수가 50.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의 51.3에서 0.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예상치 50.9를 하회했다.
구체적으로 가격 지수는 전달보다 4.5포인트 하락한 50으로 9개월만의 최저치에 머물렀다.
고용 지수도 54.2에서 50.2로 크게 악화됐고 재고 지수 역시 46.5로 전달보다 3포인트 떨어지며 전체 지수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자료:ISM, 뉴스토마토)
같은날 시장 조사업체인 마르키트가 발표한 제조업 지수는 52.1로 6개월만의 최저치를 가르켰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는 지난 3월 시행된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기업들이 부진한 신규 주문에 맞서 재고 소진에 힘을 쏟았고, 이 때문에 고용 창출 효과도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짐 오 설리반 HFE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있다"며 "고용마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부양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는 미국의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도 분석됐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GDP가 1.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2.5%로 나타난 1분기 GDP 예비치도 2.3%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데이비드 슬로운 포캐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 영향으로 경제 회복세는 보다 느려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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