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재계, '경제민주화 제동'에 숨가쁜 행보
2013-05-02 20:08:18 2013-05-02 20:10:55
[뉴스토마토 양 지 윤 기자]앵커: 최근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입법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오늘 숨가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는 윤상직 장관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오후에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회장단 회의가 끝난 뒤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롯데호텔을 찾아 만찬을 함께 했는데요. 현장에 나간 산업부 양지윤 기자를 연결해 오늘 재계의 행보를 살펴보겠습니다. 양 기자, 오늘 전경련 회장단 분위기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전경련 회장단은 오늘 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저하를 우려하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대해 신중한 추진을 희망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최대한 국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함으로써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회장단은 무엇보다 우리경제가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고, 투자확대와 고용안정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엔저 현상은 기계, 자동차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수출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다시금 위기론을 들고 나왔는데요, 최근 일련의 국회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회장단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무역·투자 활성화 정책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뒤 "기업들도 투자확대와 고용안정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앵커 : 이날 오전에는 경제5단체장들이 모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도 만났다면서요. 무슨 내용이 오고갔나요?
 
기자: 앞서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들은 오늘 오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서도 같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윤 장관은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재계의 이해를 당부한 뒤 "'제값주기와 제값받기' , '전속거래 개선' 등 산업부가 제시한 내용을 지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민주화는 기업들이 수긍할 부분도 있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어서 많은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기업에 힘든 일부 법안은 해소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양측은 오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쳐야 했습니다.
 
앵커 : 재계와 박 대통령, 정부의 최근의 발언을 짚어보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재계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재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경제5단체가 참석한 무역투자 진흥회의에서 규제완화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설정하고, 수출 중심의 성장정책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오늘 오전 윤 장관은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어제 분위기와는 상반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부가 재계를 일방적으로 몰기보다 '냉온 전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인데요. 경제민주화 카드를 쥐고 재계에 투자와 고용을 계속해서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를 간파한 재계는 못 미더워하는 분위깁니다. 뉴스토마토에서 오늘 10대 재벌그룹들의 반응을 점검했는데요, “재벌개혁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는 다 밀어 붙이고 있지 않느냐"는 반응이 가장 많아 경제5단체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반면 극히 소수에 그쳤지만 “대통령이 이제라도 상황을 제대로 보고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 같다”는 환영의 의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정책적, 입법적 뒷받침”이라며 “어느 정도 변화가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해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재계에서는 불만이 재차 쌓이면서 신경전을 넘어 힘겨루기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경제민주화 입법을 둘러싼 정부, 국회 그리고 재계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뉴스토마토 양지윤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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