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25일째인 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부에 실효성있는 지원책과 남북대화로 공단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개별입주기업들도 지난 2일 나온 정부 지원책은 현실에 맞지 않다며 넓은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서 달라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3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비대위 발족..남북대화·입주기업 재산보호·입주기업인 방북허가 촉구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25일째인 3일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비상상황을 맞아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비대위를 중심으로 개성공단 사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재권 협회장은 "개성공단이 비상시국이어서 비대위를 만든 것"이라며 "개성공단 출입이 정상화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비대위를 운영하겠다고"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조속한 남북대화 ▲입주기업 재산보호 ▲입주기업인 방북허가 등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 일터에서 북측 근로자들과 땀흘려 생산활동에 매진하기를 희망한다"며 "남·북 당국은 상호 부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는 북측의 차단조치에서 비롯됐지만, 입주 기업들은 정부를 믿고 투자한 것"이라며 "입주기업들의 재산보호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입주기업 대표자들이 개성공장에 있는 원부자재, 생산 완제품을 가져오고, 기계설비의 보정관리를 위한 방북 승인도 요청했다.
비대위는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유동욱 대한연료펌프 회장, 배해동 전 협회장,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 등을 공동회장으로 선임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3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 참여해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했다.
◇개별 입주기업들 정부에 불만 쏟아내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개별입주기업들은 정부의 개성공단 정책에 그간의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정부지원책과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지적했다
개성공단 A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2% 금리 대출 지원은 언발에 오줌누기처럼 당장은 따뜻해도 빚 때문에 더 힘들어 질 수 있다"며 "이제는 정부눈치 보지 말고 쓴소리를 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성공단 B업체 관계자도 "정부지원 300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 지원책 중 신용도를 따지지 않고 빌려주는 금액은 63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정부 지원책은 개성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생색내기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도 "입주기업들은 남·북 당국으로부터 50년간 자유로운 기업활동과 투자보장을 받고 사유재산을 투자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입주기업의 책임이 아니라 남북 정부에 있으므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북정책이 강경책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대화로 공단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개성공단 C업체 관계자는 "남북이 기 싸움을 해서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돼 남측기업과 북측 근로자들 모두 피해를 본 것"이라며 "정부는 끈기를 갖고 공단 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도 "글로벌화 시대에서 북한보다 성숙한 남한이 어른스러운 마음으로 북한과 관계를 가졌다면 상황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빨리 공단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잔류인원 철수 결정이 성급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개성공단에서 전자제품을 만드는 D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 주재원들은 공단에 남아 끝까지 기계· 설비를 유지하려고 했으나 정부가 지난 26일 잔류인원 철수 결정을 내려 어쩔 수 없이 공단에서 나오게 됐다"며 "전자제품 설비는 유지 관리를 안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동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공단에서 철수할 때 개성공단의 북한총국 과장급 인사들도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대해 아쉬워했다"며 "정부의 잔류인원 철수결정은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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