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국내 기업 유연근무제 도입률 10% 미만"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주장
2013-05-08 11:00:00 2013-05-08 11:18:3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기업의 유연근무제 활용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노동 유연성을 높일 방안으로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계류 중인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8일 대한상의 ‘선진국 사례로 본 유연근무제 확산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유형별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모두 10% 미만으로 50% 내외를 기록한 미국·일본 등과 큰 격차를 보였다.
 
유연근무제는 근로자가 근무시간과 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제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시간제 근무제, 재택근무제 등을 말한다.
 
대한상의는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낮은 원인에 대해 “우리나라의 고용구조가 남성·풀타임(full-time)·정규직 근로자 중심으로 이뤄져왔기 때문”이라며 “여성과 청년 고용률을 낮추는 이와 같은 고용구조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국내 노동시장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제도별로 살펴보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국내 도입률은 6.1%로 각각 51.3%, 40.0%를 기록한 일본, 독일과 큰 차이를 보였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일감이 많을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감이 적을 때는 줄이는 제도로 일감의 계절적 변동이 큰 업종에서 활용할 수 있있다.
 
기업은 수요가 많을 때 초과근로수당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수요가 적은 시기에 여가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flex-time)’도 최근 일·가정 양립을 원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국내기업의 활용률은 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54.0%)의 10분 1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독일(33.0%), 영국(9.4%) 등 주요 선진국에 뒤지는 수치다.
 
영국 기업의 88.0%가 활용하고 있는 시간제 근무제(part time)도 국내기업의 2.0%만이 도입하고 있었고, 미국 기업의 51.0%가 도입한 재택근무제의 국내 도입률도 1.4%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다양한 근로시간 형태가 정착돼야 한다”며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고, 유연근무제에 적합한 직무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초과근로를 했을 때 수당을 받는 대신 초과근로시간을 적립해뒀다가 경기불황기에 유급휴가로 활용하는 계좌제는 2008년 기준 독일기업의 41.9%가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계류 중인 상태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유연근무제는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뿐 아니라 기업의 효율적 인력운용과 일·가정 양립을 모두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서 “노사가 기존 관행과 기득권을 버리고 각 기업에 적합한 유연근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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