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포스코(005490)가 에너지 강재,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2분기 대반전에 나선다.
포스코는 1분기 단독기준 매출액 7조6847억원, 영업이익 58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4% 증가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실속 있는 장사를 했다는 자평이 나온 이유다.
원료비(427억원)와 재료비(293억원) 등 총 1378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전분기 대비 제품 및 원료재고를 감축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난해 2분기(1조570억원)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는 실패했다.
특히 건설과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조강생산량(906만9000톤)과 제품판매량(843만8000톤)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9% 감소하고, 같은 기간 판매가격(탄소강 기준)도 15.8% 줄면서 매출액은 무려 20% 가까이 감소했다.
◇철강 수요 부진과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 포스코가 에너지 강재,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2분기 실적 개선에 나선다.
이에 포스코는 최근 조선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산업과 해외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 역량을 집중해 불황을 극복하고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올 초부터 해양플랜트 건설에 사용되는 에너지 강재의 고부가가치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에너지 강재는 바다에서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원을 끌어올려 정제하고 수송, 저장하는 해양플랜트 건설에 필수적인 자재다.
에너지 소비가 늘면서 향후 전망도 밝다. 포스코의 지난해 에너지 강재 판매량은 142만톤으로 2년 전인 2010년(91만여톤)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에너지 강재 시장 규모도 지난해 3100만톤에서 2020년 5100만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월에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건조 중인 길이 305m, 폭 61m의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에 사용될 8만8000톤의 에너지 강재를 수주했다.
이달 초에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포스코플랜텍,
성진지오텍(051310),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5개사와 공동으로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되는 세계해양기술콘퍼런스(OTC)에 참가해 에너지 강재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등 계열사와 함께 60여종의 에너지 강재를 개발하고, 202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강재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구성을 높인 자동차용 고탄소강 등 양산 제품 6종과 연질베어링강, 고내식 하이브리드강 등 선도 제품 5종 등 11개의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광둥성에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는 자동차용 강판의 생산과 가공, 판매의 전 과정을 중국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생산된 아연도금강판과 아연도금합금강판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도요타, 혼다, 닛산, GM, 폴크스바겐 등 중국에서 합자기업을 운영 중인 해외 업체들과 중국 자체 자동차 업체들에게 조달된다.
또 이달 초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포스코특수강, 포스코AST, 포스코켐텍 등 계열사들과 함께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사 본사를 직접 방문해 기술전시회를 개최했다.
포스코는 이번 전시회에서 고강도강판, 자동차용 차세대 경량재료, 자동차 개발을 지원하는 EVI기술 등을 선보였다.
한편 전 세계 철강 수요 부진과 엔저, 판매가격 하락 등은 2분기에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선·해운 경기는 단시간 내에 회복될 조짐이 없는데다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자동차나 기계 업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국내 철강 수요 또한 줄어들 우려가 크다.
여기에 1분기 인상된 철광석 가격이 2분기부터 반영돼 전 분기 대비 1톤당 3만원의 원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일본과 중국의 과잉설비로 인한 물량 증가로 철강제품 가격 상승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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