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이 민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양유업의 횡포에 대해 폭로하며 그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이 자리에서 이들은 민주당의 최근 '을'을 위한 행보가 '이벤트'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창섭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 회장은 13일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에 참석해 "남양유업은 피해자들인 대리점협의회를 고소하고 악질적인 사기집단으로 만들었다. 또 1~2년의 불법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임원이나 경영진은 전혀 몰랐다고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남양유업 피해 점주들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자료사진)
이 회장은 이어 남양유업이 지난 12일 열린 대리점협의회 출범식을 협박을 통해 방해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출범식 당일 오전 6시부터 남양유업 본사에서 일일이 1500여개 대리점 점주들에게 전화해서 '참석하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그로 인해 당초 참석을 약속한 150여명 중 30여명만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거론하며 점주들을 회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양유업은 현 점주들에게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입게되니 사안이 이 정도로 정리돼야 한다"며 "이는 피해자들인 업주들을 인질로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점주들이 남양유업과의 싸움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점주들이 (거리로) 나와서 같이 행동하게 만들어주지 않으면, 을이 연대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간담회에서는 남양유업으로부터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점주들의 직접 참여해 증언을 쏟아냈다.
한 점주는 "대리점 운영이 잘 되지 않아 팔려고 했지만 잘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지점에 찾아가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죽어버리든 망해버리든 상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며 "남양유업 본사를 쫓아가서 투신할까를 고민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남양유업과 10년간 거래했다는 또 다른 점주는 회사와의 관계에 대해 "갑을 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다. 너무 맞다보니 그들이 때리는 줄도 몰랐다"며 "어떤 보복이 있을까봐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무섭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을 지키기 위원회' 위원장은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협의해 지금 제기된 문제들을 현장 방문을 통하거나, 공정위원회 시장감시국장 등과 협의를 통해 남양유업이 부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런 위원회를 구성한 이유는 당이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라며 "참석자 중 한 분이 이벤트로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벤트로 결코 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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