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창조경제 화답'..연구개발 투자 늘리고 내부거래 줄이고
총 투자규모 3.2조로 8000억 증액..4000억 규모 내부거래, 중기에 개방
2013-05-20 10:00:00 2013-05-20 17:50:5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가 삼성에 이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창조경제에 화답하는 안을 내놨다. LG그룹은 20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충함과 동시에 내부거래는 줄이는 내용의 창조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LG그룹은 우선 마곡 산업단지 내 LG 사이언스 파크를 R&D 전초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8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오는 2020년까지 총 투자규모는 2조4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늘게 된다.
 
또 서울시에 부지 확보를 추가로 신청, 입주 계열사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LG그룹은 8월 분양공고 이후 '마곡 R&D단지 부지 추가 신청계획'을 서울시에 공식 제출할 계획이며, 이와 관련해 이달 중 서울시와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곡 산업단지 내 LG 사이언스 파크는 기존 13만여㎡(약 4만평)에서 4만여㎡이 늘어난 17만여㎡(약 5만3000평)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동시에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물량을 중소기업에 개방해 박근혜 정부가 역설하고 있는 동반성장에도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에 이어 LG마저 이날 창조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여타 10대 그룹들의 동참이 가시화될 지 주목된다. 재계는 10대 그룹 총수들이 박 대통령 방미를 수행한 직후 일련의 화답안을 내놓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11개사 입주..R&D 인력 총 3만명 규모 예상
 
LG는 사이언스 파크를 R&D의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 그룹 전체의 역량을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부지를 추가록 확충함과 동시에 투자 증액을 결정했다. 또 입주하는 계열사도 기존 6개사에서 11개사로 대폭 확대된다. 사이언스 파크에서 근무하게 될 R&D 인력 또한 기존 2만여명에서 1만여명 늘어난 3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분양받은 1차 부지에는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 LG화학(051910)·LG하우시스(108670)·LG생명과학(068870) 등 6개사가 입주하며, 이번에 신청하는 2차 부지에는 LG유플러스(032640) 등 5개사의 R&D 부문이 추가로 들어선다.
 
LG그룹은 LG 사이언스 파크를 융복합 시너지 연구와 미래 원천기술 확보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선도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차세대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첨단 R&D기지로 육성한다는 목표.
 
또한 중소·벤처기업과의 동반성장 R&D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LG 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중소·벤처 기업의 신기술 인큐베이팅 지원 등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R&D 컨설팅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1차 부지 조감도(사진제공=LG그룹)
 
◇융복합단지 투자확대,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론'에 대한 화답
 
LG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박 대통령이 주창한 '창조경제론'에 대한 적극적 화답으로 풀이된다.
 
구본무 회장은 최근 방미 기간 열린 경제사절단 간담회에서 "국내외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재들이 걱정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에 비해서 손색없는 연구 시설을 갖추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방미 경제사절단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연초에 발표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새 정부의 방침에 부응할 뜻을 거듭 피력했다.
 
재계에서는 지난 13일 삼성그룹이 1조5000억원을 출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한 것을 신호탄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한 일부 그룹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확산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I·광고·건설 등 3개 분야, 4000억 규모 계열사 간 거래 중소기업에 개방
 
LG그룹은 올해 SI(시스템통합)·광고·건설 등 3개 분야에서 보안이 중요한 영역을 제외하고 총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간 거래를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거나 경쟁입찰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방안 역시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동반성장 기조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SI 분야는 LG계열사들이 올해 발주할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23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고, 50%는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광고 분야는 LG그룹 계열사가 발주할 광고금액 가운데 1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다. 보안이 중요한 신제품 및 전략제품을 제외한 광고는 경쟁입찰을 확대하고, 전시·이벤트·홍보물제작 등의 광고는 중소 광고대행사에 직접 발주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건설 분야는 LG그룹 계열사들이 발주할 건설용역 가운데 보안이 필요한 생산시설과 연구소 등을 제외한 7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중소 건설업체 등에 개방한다. 특히 1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는 모든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 건설업체에 직접 발주할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연초 계획한 투자와 고용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쟁입찰 참여를 계속 늘려가고 다양한 사업간 융복합 연구를 확대해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면서 창조경제 토대 마련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 13일 향후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4대 기초과학 분야와 소재기술, ICT(정보통신기술) 융합형 창의과제 지원 등 3대 미래기술 육성 프로그램을 중점 추진함으로써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뿌리부터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어 추가 대책으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5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발표함과 동시에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매년 2000명씩 총 1만명을 채용키로 했다. 투자에 이은 고용의 일환이었다. 삼성은 이르면 금주 동반성장 관련 추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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