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불참으로 '반쪽 정책'이란 비판을 받아온 석유전자상거래에 정유사들이 오는 7월부터 참여한다. 이들이 저항을 꺾고 석유전자상거래 시장에 참여하는 대신 그간 수입 석유사가 누려왔던 세제 혜택은 일부 폐지된다.
업계는 정유사들의 석유전자상거래 참여 이유를 정부와 정유 4사간 윈윈전략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석유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수입 석유사들의 혜택을 유지하는 데 따른 세수 부담을 덜기 위해서, 국내 정유사들은 수입산 경유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각자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석유전자상거래 제도는 정유업체, 수출입업체, 석유제품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휘발유와 경유를 거래하는 제도로, 석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을 통해 기름값이 결정되는 시장경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마련됐다.
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 석유제품에만 한정된 세제 혜택'과 '기존 주유소 공급가가 비교'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자 반쪽짜리 정책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국내 기름 유통구조를 손에 쥐고 있는 정유 4사의 참여 없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반문이었다.
◇석유전자상거래 홈페이지 화면(사진=석유전자상거래 홈페이지 캡쳐)
정부는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전자상거래 참여로 석유 전자상거래 시장이 3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전자상거래에 참여한 물량은 총 1040만배럴로, 이들은 각각 260만배럴씩 거래하기로 했다. 여기에 페트로코리아, 남해화학 등 기존 석유 수입사들이 총 260만배럴을 추가로 거래할 계획이다.
모두 1300만배럴로 현재 석유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물량보다 3배 가까운 수준이다. 석유전자상거래에서 거래가 활발한 경유의 경우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비되는 양의 10%까지 비중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그간 수입 석유사들이 받고 있던 무관세 혜택을 다음달 말로 종료하고 7월부터는 국내 정유사와 함께 석유 수입 부과금 환급 혜택(ℓ당 16원)만 제공해 형평성을 맞추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의 석유전자상거래 참여가 한시적일 것이란 지적을 내놨다. 정유사들과 약속한 석유 수입 부과금 환급 혜택이 내년 6월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유인책 없이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거나 강제화할 방안은 없다는 게 약점.
여기에 국내 정유사들과 수입사들에게 환급금으로 제공될 세금이 연간 400억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정부가 국내 정유사에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오는 7월에 석유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물량과 시행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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