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조세회피처 논란과 관련 일제히 '탈세기업 엄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6월 국회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친대기업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은 기업 때리기 식이 아닌 엄중하고 신속한 수사로 나라 근간을 흔드는 탈세 등 불법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식 불공정은 통하지 않으며 경제정의에 반하는 탈법은 반드시 뿌리뽑는 사회적 정의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혜훈 최고위원은 “과세당국과 금융당국, 정부는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재벌 오너와 관련 인사들의 범법 행위 여부를 면밀히 따져서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해야 한다”며 탈세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조사진행 상황을 기밀에 부치거나 적당히 덮어주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이 박근혜 정부에서 없어져야 한다. 관련자가 재벌 총수든지 실세 정치인이거나 전직 대통령이든지 누구든지 성역이 없어야 한다”며 공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성실히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과 달리 최근 논란이 되는 기업(CJ)처럼 탈세를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대기업들이 법과 제도를 피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탈세해 사익을 편취하는 것을 바로잡는 것이 공정한 사회며 경제 민주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역외 탈세는 지난 20일 ‘뉴스타파’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대기업 오너와 가족 명단을 일부 발표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후 1주일 동안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지난 주말 민현주 대변인을 통해 해당 기업과 오너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갑작스런 변화는 이날 있을 ‘뉴스타파’ 2차 명단 발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에는 4개 재벌기업 오너와 임원들의 이름이 공개될 예정으로,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 요구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속도조절'을 추진할 계획인 새누리당에게는 정치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갑작스런 강경발언은 이같은 여론 추이를 감안한 '선제적인 여론대응'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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