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준석 삼성SDI 상무는 29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현재 일본 ESS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ESS 보급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지난 4월말 기준 6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SDI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택한 니치콘과 교세라가 ESS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원전 사태 이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ESS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낮 동안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은 발전사에 판매하고, 저렴한 심야전력은 ESS에 저장한 뒤 피크 타임에 사용하는 방식이 대체 에너지원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210억엔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ESS 구매와 설치 전반에 소요되는 비용의 3분의 1을 보조하고 있다.
자치단체들도 가세해 도쿄도의 경우 도입비용의 최대 3분의 2를, 사이타마현은 가정용 ESS에 대해 1킬로와트시(kWh) 당 5만엔을 지원하는 등 ESS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 방위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일본 ESS 시장은 현지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들의 주요 공략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중 삼성SDI가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시장 변화를 발 빠르게 읽고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직후 니치콘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변화에 대비해 왔다. 60%에 육박하는 현재 시장 점유율은 일본 정부의 지원 방안 수립 이후에야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결과다.
안 상무는 시장 규모의 확대와 경쟁 업체들의 증가로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점유율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출하량 증가와 함께 시장선점 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일본 ESS 시장에서 경쟁업체들보다 먼저 진입하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시장 점유율은 다소 하락하겠지만,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경쟁사들이 ESS 시장 진출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우리의 라이벌은 이들이 아니라 납축전지 업체들"이라면서 "동종 업계와의 경쟁보다는 ESS의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컨퍼런스'.(사진=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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