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박근혜 정부의 핵심공약인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이 첫 해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부족한 재원 때문에 제도 차체가 중단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원마련을 놓고 서로 `네탓`공방에 몰두해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차체간 재원 마련안등 구체적인 계획없이 세워진 공약이 화를 불렀다며 현실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만 0세~5세까지, 보육료·양육수당 전면지원
만 0세부터 5세까지 아이의 보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대는 국가책임보육제는 저소득층의 시름을 더는 데는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만 0~2세를아이를 둔 모든 가정이 어린이집 등 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개월수에 따라 최소10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양육비를 지급한다.
또 만 5세에만 해당하는 누리과정도 만 3~5세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만 5세 전계층과 만 3~4세 소득 하위 70%에만 지원한 하던 보육료를 올해부터는 만 3~5세로 전계층 확대해 월 22만원씩 지급했다. 어린이집 등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만 3~5세 유아에 대해서도 10만원씩 지급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지난 5월31일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공약가계부) 발표를 통해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단가를 올해 22만원에서 2017년 3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무상보육 실현 5년간 5조3000억원 추가 투입
이 같은 무상보육 확대 시행으로 올해 정부의 만0~5세 보육·양육 지원 예산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보건복지부가 작년 말 국회에 제출한 2조8000억원보다 7000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지자체의 부담도 높다. 보조금 관리 법률에 따라 전체 지자체는 보육료 2조5517원, 양육수당 9043억원을 지급해야함에도 예산부족으로 보육료 2조685억원, 양육수당 4310억원 책정에 그쳤다.
지자체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보육 예산 책정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예산은 고려하지 않은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전계층 무상보육을 확대한 것은 정치권의 무리수"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약가계부에서 '전면 무상보육 공약실천'을 위해 2017년 5년간 5조3000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만3~5세 누리과정의 '무상교육' 지원 예산도 33만원으로 단가가 인상돼 앞으로 5년간 6조5000억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무상보육 추진..다른 복지예산 피해 줄 것"
정부는 추가 예산을 투입해 이 공약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서문희 육아연구소 기획조정실장은 "무상보육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공약이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라도 정부가 재원을 마련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돈이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무상보육에 들어가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해 지자체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서로 논의하고 문제점을 확인했으면 갈등관계로 치닫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복지는 가장 소외된 사람에게 우선적인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이라며 " 이 관점에서는 보육이 가장 최우선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떻게든 재원을 만들어서 무상 보육을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다른 소외계층에게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문제"라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공약의 후유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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