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한광범기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30년간 언론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시민활동가 출신이다. 그가 공정한 방송과 언론환경을 정치적 목표로 삼은 것은 그러한 이력 때문이다. 국회에서 겪은 정치인들의 실상이 실망스러웠던 것도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이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국회에 와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접했던 정치인들의 이미지가 실제로 만나보면 정반대인 경우가 많았어요. 언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는 정치인은 허구일수도 있는 것 같아요."
최 의원은 국회의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국회 전체를 싸잡아서 비판하는 언론보도 때문에 선량하고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까지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이 국회 본관에서 의원회관으로 이동할 때 차를 탄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봤는데, 의원들의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이동시간 10분을 아껴쓰기 위해 차를 타는 경우가 있어요. 언론이 국회 전체를 한 통속으로 비판하지 말고 문제가 있는 의원을 한명씩 구체적으로 비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국회의원 정원 축소와 세비인상에 대해 한결같이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오히려 의원수를 늘리고 세비를 줄여야 국회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보다 의원 수는 2배로 늘리고 세비는 절반으로 줄여야 해요. 지금은 너무 바빠서 제역할을 못할 정도입니다. 의원이 늘면 정부부처를 나눠서 더욱 촘촘하게 감시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 의원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선거제도가 국내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80%가 찬성하는 법안이라도 국회의 정치지형 때문에 입법이 되지 않고 기성정치를 답습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보낸 지난 1년은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민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했고, 그가 바라는 공정한 방송환경 조성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임기 내에 반드시 공정방송을 실현하겠다는 의욕은 여전히 충만하다.
"공정한 방송과 언론환경을 만드는 게 개인적인 의정활동의 목표다. 당 차원에서 보면 개혁 진보세력을 탄탄하게 만들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바람입니다. 방송개혁을 위해서는 공영방송 중립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방통위 설치법 등 처리해야 할 부대 법안이 많습니다."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중심제 때문에 국회와 정부, 청와대가 항상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여당은 대통령의 거수기라는 논란에 휩싸이는 부작용 때문에 권력분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최 의원은 문성근 전 민주당 고문과 함께 '국민의 명령'과 '혁신과 통합'에서 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민주당과의 통합 이후 초대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과 상임대표,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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