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5.6%p 하락, '런닝맨' 부진 이유는?
2013-06-17 12:48:28 2013-06-17 12:51:39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일요일 예능의 선두주자였던 SBS '런닝맨'의 부진이 깊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에 따르면 '런닝맨'은 1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일 방송분에 비해 1.4%p 하락한 수치로 동시간대 꼴찌다. 또 지난달 26일 기록한 17%에 비하면 5.6%p 떨어졌다.
 
10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일요일 예능 왕좌의 자리를 지키던 '런닝맨'의 부진은 MBC '진짜 사나이'의 수직 상승과 직결된다.
 
지난 2일부터 MBC '일밤'은 1부 '아빠 어디가'와 2부 '진짜 사나이'를 통합, 이로써 '진짜 사나이'의 시청률이 3%p 이상 상승했다. 지난 16일 '진짜 사나이' 방송분은 14.8%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방송분(11.6%)에 비하면 3.2%p 상승한 것이다.
 
'진짜 사나이'는 그야말로 통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런닝맨'은 멤버들을 마치 게임 속 캐릭터처럼 활용하는 포맷으로, 10대와 20대 초반의 시청자층에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진짜 사나이' 역시 군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이대의 20대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런닝맨'의 부진은 '진짜 사나이'가 '런닝맨'의 시청자들을 유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40~50대 이상의 시청자층을 보유한 KBS2 '1박2일'의 시청률 변화 폭이 적은 점도 그 이유다.
 
'런닝맨'의 부진은 변화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다. '런닝맨'의 경우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이 한 팀이 되거나 적으로 나뉘어 미션을 수행하는 게 기본 포맷이다. 게스트에 따라 팀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큰 틀은 변함이 없다.
 
2010년 첫 방송부터 시작된 게임 포맷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대항마 없이 최고의 자리를 지켰지만, 강한 상대를 만나자 급격히 무너지는 형세다. 게임 포맷을 통해 여전히 '런닝맨'만의 꾸준한 재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양한 시청자층을 유입하는 부분에서는 경쟁력이 낮다.
 
'진짜 사나이'가 배우 장혁과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을 새로 투입하고 유격훈련을 리얼하게 그려내거나, 걸스데이 등 아이돌그룹을 출연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반해 '런닝맨'은 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게스트에 초점을 맞추는 점 역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런닝맨'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매번 색다른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고 있는데 이는 절대 쉬운 예능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너무 어렵게 만들면 매니아 프로그램으로 변질될 수 있고, 아이디어 소재가 얕으면 매니아를 놓칠 수가 있다. 이 균형을 잡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경과 소재에서 강력한 '진짜 사나이'가 등장하면서 '런닝맨'이 주춤하고 있는 형세다. 최근들어 소재가 좀 약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런닝맨'도 변화가 필효한 시점이라 생각된다"며 "이 변화의 시도가 포맷 변경이 아닌 기존의 것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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