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정상화 방안에 "특단 조치가 빠졌다"
2013-07-08 16:47:26 2013-07-09 10:52:3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당국이 회사채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특단의 조치'가 빠져 있다는 반응이다. 건설 등 상황이 심각한 업종에 대한 지원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과거 효과가 미미했던 대책을 우려먹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국이 회사채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과거에는 특정 기업을 지원했으나 이번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전 기업이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오후 시장 안정을 위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최대 6조4000억원 발행 등이 담긴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하이일드 펀드에 세제를 지원하고 회사채 펀드 활성화 등을 통해 회사채 시장 양극화를 완화하는 안도 담겼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도입된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 활성화를 위해 발행자와 투자자 요건 등을 완화하기로 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증권·채권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회사채 시장 안정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10조원 지원에 비해 규모가 줄었으나 건설·조선·해운 등 문제가 되는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는 점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형기 KD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상황이 심각한 조선·건설·해운 등 취약업종은 정부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려 기업에 맞는 자금 조달이나 적정스프레드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번 대책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이 더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예상한 만큼의 대책이 나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 채권 전문가는 "차환발행 심사위원회에서 대상 기업을 심의해 평가하는 상황에서 업체당 최고 지원한도를 1500억원으로 한정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한 번 발행시 1000억원이 넘어가는 회사채 발행 규모를 감안할 때 공격적인 선정과 지원 한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정상적인 구조조정 메커니즘을 해치면서 한계기업을 살려낼 경우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 예상한 범위의 대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이일드펀드나 회사채펀드의 경우 과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예전에도 정부가 하이일드펀드에 세제 혜택을 준다고 했지만 활성화되지 않았고, 회사채펀드 역시 초기에만 반짝 증가한 후 성과가 미미했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환 발행분을 인수하는 증권사가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각이 갈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환발행 구조에서 산업은행이 총액인수한 80% 중 신용보증기금·금융투자협회·예탁결제원 등을 제외하고 30%를 추가로 인수해야하는 채권은행과 금투업계에서 인수한 10%중 일부를 담당하게 되는 증권사들의 경우, 차환발행분의 인수 부담이 늘어나며 또 다른 시장의 어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민정 연구원은 "증권사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며 "신보가 보증하는 채권의 신용등급은 트리플 에이가 되기 때문에 증권사에 따라 기관투자자에게 잘팔리는 세일즈 포인트를 만들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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