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10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52)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정석)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검사에게 징역 7년에 벌금 4000만원, 추징금 3억8000여만원 선고했다.
이와 함께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유순태 EM미디어 대표(47)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8)과 김모(52·여)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유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당시 피고인 김광준은 피고인 유순태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며 "유진그룹 총수 일가인 유순태는 검사의 직무 대상이므로 금품수수 사이에는 직무관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 김광준이 초등학교 동창이자 조희팔의 측근 강씨로부터 돈을 받았을 당시 방문판매법위반 혐의로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는 중이다"며 "미필적으로나마 직무관련성을 인식하고 돈을 받은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검사의 공소사실 가운데 유 대표로부터 받은 5억4000만원 부분은 둘 사이의 금전거래이며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김광준이 2010년 1월 전세보증금 잔금 납입을 해야하는 가운데 유순태에게 기댈 여지가 있었다"며 "5억4000여만원 대부분을 전세금으로 사용한 점과 실명계좌로 돈을 전달한 점에 비춰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로 봤다.
이어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 김광준은 고위공직자이고 검찰의 핵심간부로서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직무를 수행해야함에도 본분을 망각하고 대기업 총수와 다단계 업체, 지역 유지로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금품을 향응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금품을 수수하며 차명계좌를 이용해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하는 등 수법이 불량하다"며 "이 사건으로 검찰 전체 조직에 상처를 남기고 검사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청탁이 부정한 업무집행으로 이어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점과 재판 도중 부인을 잃는 개인적인 아품을 겪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검사는 사법고시 30회로 임관해 25년 동안 형사부와 특수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유진그룹측과 불법 다단계사기업체 강모씨 등으로부터 직무와 관련한 대가로 모두 10억367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전 검사는 대검 감찰을 받던 지난해 11월 당시 최재경 중수부장(현 대구지검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을 통해 알려져 검란의 도화선이 됐다.
그는 재판을 받는 동안 부인을 복막암으로 떠나보내며 두 번이나 구속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재수감되기도 했다.
◇지낸해 11월19일 김 부장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검사는 이날 구속된 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9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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