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1조원 규모의 합작 사업을 추진한다. 석유화학 원료인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를 각각 연간 100만톤씩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자체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공정의 주 원료인 혼합자일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경쟁업체들이 잇따른 BTX 증설 계획안을 내놓음에 따라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011170)은 허수영 사장과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 제조 합작법인 설립과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혼합자일렌은 벤젠과 파라자일렌 등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TX 공정의 주원료 가운데 하나로 최종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합성섬유나 플라스틱, 휘발유 첨가제 등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경질납사는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활용된다.
합작공장은 하루 11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로 경질원유와 유사)를 정제해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를 연간 각 100만 톤씩 생산하게 되며 오는 201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합자일렌은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전량 투입되고,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경질납사는 롯데케미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측은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의 안정적 조달을 통한 원료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혼합자일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경유 및 항공유 등을 통한 수출 증대효과도 연간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이날 양해각서 조인식에서 "중국과 중동국가의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이 예상 된다"면서 "업종이 상호 보완적인 양사가 서로의 강점을 키우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대산공단 내 이웃사촌인 두 회사가 담장을 낮추고 두 손을 맞잡았다"면서 "이번 합작을 계기로 원료와 유틸리티는 물론 신규 사업과 해외시장 진출 등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지난 2월부터 가동 중인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 제2 BTX 공장.(사진 제공=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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