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터키의 금리 인상조치가 신흥국들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자 터키에 유입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던 터키 정부가 물가상승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은행 간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금리를 종전의 6.5%에서 7.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터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조치는 근 2년 만에 처음이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양적완화 축소설이 돌자 외국인 자금이 터키를 떠나면서 리라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터키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인 1.974터키리라까지 곤두박질 친 바 있다.
이후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66억5000만달러를 외환시장에 투입해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터키는 지난 2011년 8.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그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레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총선을 2년 앞두고 민영화 정책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성장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다 정부의 탁심공원 재개발 소식에 일부 시민들이 반대시위를 나선 것을 계기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에드리안 총리의 전제주의적 통치에 불만을 품어온 사람들이 들고일어나는 등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된 것이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면서 외국인 자금은 더욱 빠른 속도로 터키를 빠져나갔다.
실제로 지난 5월22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이후 지난달에만 약 14억달러가 유출됐다.
문제는 금리 인상 결정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 경제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터키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4%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 탓에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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