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준영기자] 삼성전자가 가히 '인사혁명' 수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전체 임원 중 3분의 2 이상이 보직 순환되는 등 사상 초유의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기존 경영지원총괄, 반도체총괄, LCD총괄, 정보통신총괄, 디지털미디어총괄, 기술총괄 등 6개 총괄 체제에서 ▲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부문 등 2개로 탈바꿈했다. 반도체 LCD 등 부품은 DS부문에,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완제품 위주 사업은 DMC부문에 속했다.
본사 인원 1400명 중 200명만 남고 1200명을 현장배치했다. 기술총괄소속 생산기술연구소는 전사 직속으로 변경됐다. 전사 CSR 및 녹색경영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을 21일 발표하고 삼성만의 '성공 DNA' 를 접목해 IMF 이후 또 한번의 '퀀텀점프(Quantum Jump)'를 노린다고 밝혔다.
◇ 부품, 세트 2개 부문으로 재편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사장단 인사, 19일 임원 승진인사에 이어 이날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실시했다.
지난 1998년 이후 IMF 극복과 회사의 고도성장의 근간이 되어 온 4대 '사업총괄' 산하 제품사업부 체제를, 사업의 특성, 관련기술, 주요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셋트 제품(DMC) 과 부품 (DS) 의 2개 사업부문 체제로 재편했다.
이번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는 삼성전자가 IMF 이후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나타난 지나친 내부경쟁, 인사적체, 성장동력 발굴 부진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회사의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취해진 특단의 조치라고 삼성 고위관계자는 강조했다.
◇ 전 임원 3분의 2 보직교체
현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고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 젊은 세대를 주요 보직에 대거 발탁했다. 또 조직에 역동성과 생동감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전례없는 대규모 보직순환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과감한 세대교체 인사 및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해 IMF 외환위기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같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도약을 이뤄 왔던 삼성만의 '성공 DNA'를 통해 글로벌 경영위기를 조기에 극복함은 물론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질적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경영의 패러다임을 '내부경쟁 및 사업별 부문 최적주의'에서 '전사적인 협력 증진 및 시너지 제고'로, '관리의 삼성'에서 현장·스피드를 중시하는 '효율의 삼성'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 국내영업사업부, 한국총괄로 격상
국내영업사업부는 한국총괄로 격상했다. 미주, 구주, 중국 등과 연계한 해외 주요 권역별 시장과 함께 국내시장을 또 하나의 전략적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전사 직속 조직이었던 기존의 8개 해외지역총괄과 한국총괄의 소속은 DMC로 넘어갔다. 각 제품사업부와 영업일선 현장 조직간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 본사, 1400명에서 200명으로 대폭 축소
경영지원총괄 조직이 폐지됨에 따라 본사는 경영지원팀과 법무팀, 홍보팀, IR팀, 감사팀등 5개 부문만 생존했다.
기능스텝인 글로벌마케팅실과 CS경영센터, 디자인경영센터와 본사 경영기획팀, 경영혁신팀, 해외지원팀, 구매전략팀, 인사팀 등은 현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감사팀의 역할과 기능은 종전 부정감사 등 사후진단 중심에서 사전적 컨설팅, 리스크 진단 및 예방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기술총괄은 폐지하고 산하의 종합기술원과 생산기술연구소를 전사 직속조직으로 재편했다. 종합기술원은 미래 선행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기술총괄에서 운영하던 전사 기술전략 수립 및 기술지원 등 스텝기능은 종합기술원과 DMC와 DS 등 양 사업부문으로 이관했다. 생산기술연구소는 현재와 같이 DMC부문과 DS부문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 CSR(사회적 책임 경영) 및 녹색경영 전담조직 신설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과 면모도 일신한다. 전사 CSR 및 녹색경영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상생협력실 산하에 상생경영위원회 사무국을 신설해 전사 CSR 관련 대내외 창구를 일원화했다.
CS(고객만족) 경영센터는 CS환경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산하에 환경전략팀을 만들어 사내에 분산 운영되던 환경관련 전략기능을 통합했다. 전사 녹색경영을 이끌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규모의 인사 및 조직개편과 함께 경영진과 임원이 솔선수범 한다는 차원에서 20% 안팎의 연봉 하향 조정과 복지혜택 축소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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