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정부가 북한에 개성공단 운영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실무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협상의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기업활동 보장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투자했던 입주기업들은 실무회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비대위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 측은 "북한은 매번 회담마다 공단 정상화를 위해 진전된 의견을 개진하면서 나름 노력을 했지만, 우리 정부는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별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정기섭 비대위 기획분과위원장은 지난 6차 실무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공개한 합의서 초안을 거론하면서 "북측은 우리 정부가 충분히 수용해도 될 정도로 진전된 내용을 제시했다"면서 "'향후 정세 영향없이 공업지구 정상운영을 보장하고 그에 저해되는 일은 일체 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지만 정부는 이 마저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지난 4월 개성공단 주재원 철수를 결정할 당시 사실상 개성공단 문을 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유창근 개성공단 정상화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희가 투자자이고 주인인데, 개성공단에서 이 정도면 되느냐 하는 것을 저희한테 좀 물어봐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기업들의 입장이 배제된 정부의 '마지막 실무회담' 제안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역시 지난 28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범정부적 차원에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믿었다"면서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7차 실무회담 제안이 실질적인 남북대화 재개와 공단 정상화 보다는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중대한 결단'을 언급하면서도 기존의 협상 방식에서 한 발짝도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날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과 마지막 실무회담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공단 정상화를 위한 북한의 재발방지 약속과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특히 회담 대표단의 '급'과 관련해서도 기존 대표단이 그대로 논의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이 공단 정상화를 위한 선결조건을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된 실무회담이 비슷한 조건 속에서 재개될 수 있을 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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