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7월 FOMC, 와일드카드 될 수 없어
2013-07-30 16:21:40 2013-07-30 17:47:52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투자자들이 오는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는 강보합 또는 약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7월 들어 주간 기준 상승폭을 줄여가다가 지난주엔 하락 마감했다. 
 
지난 6월 FOMC 회의 당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양적완화 축소 논란을 일축하며 증시 랠리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몇 주가 지나자 버냉키 효과도 기력을 다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이달 어닝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연일 발표되고 있지만 실적 호조 또는 부진에도 증시의 변동성은 오히려 줄어들며 FOMC회의 결과를 확인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진 모습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통화정책의 큰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의 직후인 31일 오후 2시경(한국시간 1일 오전 3시) 발표되는 FOMC 성명서에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가 담길지 주목되고 있다.
 
◇FOMC, 정책방향에 큰 변동 없을 것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오는 9월에 있을 회의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는 중대한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반면 오는 9월에는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현행 0.25%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며 경제지표에 따라 자산매입 규모가 결정된다는 발언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애덤 사란 사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투자자들이 이번 FOMC 회의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2일(현지시간) 한 외신이 54명의 시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달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오는 9월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는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류 부시 부시업데이트 정치·금융 뉴스레터 편집장은 "정책담당자들은 경기 회복 여하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데 정신이 팔려있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키려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모든 것은 경제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경기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일 경우 오는 9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한 걸음 다가왔음을 시장이 느끼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도 역시 경기 상황에 따라 자산매입 규모 축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전제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프레이 로젠 브리핑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비둘기파(온건파)적인 메시지를 더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부시 편집장은 "연준은 7월 한 달 동안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불안해진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며 "이 시점에서 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9월 양적완화 축소를 암시하는 내용이 이번 성명에 담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맨 애널리스트들은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대로 오는 9월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된다면 연준은 이번 회의 이후 공개되는 성명에 강력한 신호를 담을 것"이라며 "이번 회의가 9월 회의 이전 마지막 회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월 FOMC, 美 금융시장 구원투수 될 수 없어
 
이번 회의에서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버냉키 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시장 전문가들이 오는 9월을 유력한 양적완화 축소 시기로 뽑은 가운데 이번 회의 이후 출구전략 논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두고 FOMC 내 의원들의 의견이 여전히 갈리면서 이를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투자자들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단기 조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수익률 6개월 변동 추이(자료출처=마켓워치)
 
톰 투치 CIBC월드마켓 매니징 디렉터는 "양적완화 축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이러한 사실에 대한 반전이 없다면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10년만기 채권수익률은 2.75%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로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FOMC 회의 당시 연준이 조만간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이후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며 "이번 회의때 9월 축소설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보여주듯이 오는 9월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로 유력해졌다"며 "하지만 연준이 발표를 하자마자 축소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만약 9월 축소를 내정해두고 있다면 이번 회의때 이에 대한 언질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 증권의 애널리스트는 더 정확한 전망을 위해서는 이번 회의보다 다음달 21일에 발표되는 FOMC 의사록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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