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오는 14일 7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관련, 여전히 중국의 압박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는 지렛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7일 기존의 입장을 전환해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며 회담을 전격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수락했다.
이를 두고 조평통 담화에 앞서 나왔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협보험금 지급 결정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성공단 완전 철수로 이어질 수 있는 초강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월 말 중국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을 만나 "우리가 남조선·미국에 좀 심하게 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중국의 대북 강경 기조 또한 북한의 태도 변화에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국민일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달 방북했던 리 부주석의 숙소를 찾아가 방중 의사를 전하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리 부주석을 극진히 예우하며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악화된 북중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실제로 시 주석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지난 6월 방미길에 올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 북핵 불용에 합의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시 주석에 특사로 보내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했던 걸 무색케 했던 장면으로, 이후 북중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김 위원장이 평양 외곽까지 달려가 리 부주석의 대우에 공을 들인 것도 이와 같은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추가 설득이 필요한 상황에서 리 부주석과 여러차례 만난 김 위원장은 추가적인 대남 유화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결국 개성공단 협상 제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8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큰 그림에 있어 한반도 긴장완화 측면, 그리고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대외적 시그널이 상당히 안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는 평양에 많이 줬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그러나 "명시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봤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사진)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협보험금 지급 결정 이후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일반적 평가가 "무리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최룡해 특사가 중국에 파견됐던 5월 말 이후 "북한은 개성공단을 어떻게 해서든지 열겠다고 정리해서 쭉 그런 입장을 가져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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