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에 대해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과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이 반박하고 나선 것에 대해 민주당이 "반서민적 인식"이라며 맹비난했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MB정부 5년간 서민들의 실질소득은 거의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감내할 수 있다고 보는 월 1만원, 연 16만원은 고소득자의 월 100만원 보다 훨씬 필요하고 소중한 가치"라고 주장했다.
장 의장은 "지금 서민들의 상황은 파탄일보 직전이다. 가계부채 이자도 못 내고 있고, 치솟는 물가, 전세난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다"며 "재벌과 고소득자에게 관대하면서 서민부담이 가중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 의장은 청와대가 '소득이 많은 고소득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한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선 "그 말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슈퍼부자라고 할 수 있는 연 소득 1억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 38%의 소득세를 부과하면 지금 봉급생활자들에게 세금폭탄을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3억 이상인 38% 소득세율 적용대상을 1억5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또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과세 완화 계획으로 결국은 재벌과 대기업이 혜택을 보게 됐다고 반발했다.
장 의장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적용되는 것을 완화하는 것은 우리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정부안은 대기업까지 완화하게 했다. 그 결과로 상호출자비율이 높은 대기업 집단, 재벌들만 혜택을 많이 보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슈퍼부자들과 재벌 대기업에는 그토록 관대하면서 유리지갑인 봉급생활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더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식은 매우 심각하다"고 맹비난했다.
장 의장은 아울러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의 효과가 4300억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공약가계부' 발표 당시 향후 5년간 국세수입에서 48조를 충당하기로 한 목표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약가계부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공약을 못 지키겠다고 선언을 하든지 아니면 합당한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라"며 "어정쩡하게 재원조달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하고, 서민들에게만 세금폭탄을 안기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장은 또 향후 납세자연맹·요식업중앙회·농민단체 등과의 릴레이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세제개편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세금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정말 분노하는 것은 대기업과 재벌들은 봐주면서 월급 300만원도 안 되는 봉급생활자가 세부담을 더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도 당연시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식"이라며 "오히려 이 사람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줘야 내수가 살아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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