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증권사 직원의 자기매매 규정 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익악화로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 증권사의 직원들이 자기매매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기관조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KDB대우증권 직원 100여명과 IBK투자증권의 직원 80여명이 자기매매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조치에는 대규모 규정 위반에 대한 증권사 책임 여부가 핵심적이라고 지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에 없던 대규모 자기매매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서 사안에 따라 증권사에 대해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다만 검사과정에서 증권사의 잘못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가 사용자의 측면에서 무조건 직원의 위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옳지 않다"며 "개별사안에 따라 접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직원이 자기매매 규정을 위반할 경우 2500만원에서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함께 영업정지 등 징계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적발된 직원이 속한 증권사는 '과태료 쌍벌제'에 따라 과태료를 물게된다. 과태료 5000만원이 부과된 직원이 10명일 경우, 증권사도 과태료 5억원을 내야한다. 더불어 기관주의, 기관경고 등 기관 조치를 받게 되면 사업 인허가시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책임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증권사에서도 계좌추적권이 없다보니 감독에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빈틈을 이용한 계좌를 파악하는 데는 불가항력이 존재한다는 것.
한 증권사 컴플라이언스 관계자는 "등록이 의무화된 자사 계좌에 대해서는 회전율이나 매매 횟수를 감독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감독의 눈을 피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계좌를 파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증권사의 영업실적 압박이 '자기매매 규정 위반'의 배경이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자기매매 규정을 위반하면서 투자 규모를 키우는 현상은 브로커리지 위주의 증권사에서 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서비스 위주인 회사에서는 직원이 등록된 계좌로 투자하는 규모나 횟수가 일반투자자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등록된 계좌의 투자규모나 회전율 등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브로커리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족친지의 돈이나 명의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캠페인으로 인한 압박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한 사례가 많다면 기관차원의 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KDB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으로, 검사결과는 연말에 나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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