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해로 53회를 맞는 IFA(국제가전박람회)는 세계 가전업계 최대 규모의 축제 중 하나다. 독일 베를린에서 매해 9월 열리며 전시장 규모만 코엑스의 10배에 이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함께 세계 가전제품 동향을 미리 볼 수 있는 양대 전시회로 평가된다.
흔히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로 번역되지만 원어(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의 뜻을 감안해 '국제 전파 박람회'로도 불리거나, 줄여서 '이파(IFA)'라고 부르기도 한다. 매년 초에 열리는 CES가 그해 가전제품 기술 동향의 최신 척도라면 가을에 열리는 이파는 이듬해의 동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행사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제품 박람회 IFA 2012.(사진출처=IFA 홈페이지)
한독상공회의소에 따르면 IFA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전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는 지난 2008년이다. 'IFA 2008'에서는 초대형 평면TV에서부터 대·중소형 모니터, 이동식 미디어플레이, 홈씨어터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아우르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 발돋움했다.
참가업체 관계자는 "2008년 IFA에서 생활가전 분야가 성공적으로 메인 스테이지로 자리매김 했다"며 "편안함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건강한 영양관리 및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는 요리법 등이 가전부문의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이에 따른 업체 간 기술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TV, PC, 내비게이션 등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가전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보다 선명한 해상도의 초대형 평면 HDTV, TV가 내장된 초소형 휴대전화, 모바일 비디오 플레이어, 무선 홈 시그널 전송 시스템, 고성능 노트북 및 넷북 등 업계 최신 기술 동향을 적용한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IFA가 50번째 돌을 맞이한 2010년은 세계 생활가전 기술이 새로운 전기에 돌입한 해로 평가 받는다. 무엇보다 3D TV가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으며, 이밖에도 홈네트워킹 및 모바일 미디어 기기 등 다채로운 분야가 주요 테마로 다뤄졌다
가전제품의 네트워크 연결성과 확장성이 강조되면서 가전제품과 큰 관련이 없는 기업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구글, 지멘스, IBM, ESPN 등 글로벌 기업들이 기조연설을 맡으면서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도 배가됐다. 이들 기업은 연설, 컨퍼런스 등을 통해 3D 콘텐츠, 인공지능 가전제품, 환경친화성 등 미래의 첨단기술에 대한 다양한 소개를 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제품 박람회 IFA 2012.(사진출처=IFA 홈페이지)
지난해 IFA에서는 세계 TV시장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차세대 TV 경쟁이 메인 스테이지를 장식했다. 삼성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UD(초고해상도) TV, 구글 TV 등을 전시하면서 한수 위의 기술력을 과시했고, LG전자도 4mm 두께의 OLED TV를 선보이며 현장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스마트폰의 급격한 성장세와 미디어의 높은 관심도는 IFA의 행사 성격에 근본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이후 삼성전자의 히트작인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IFA에서 첫 선을 보이면서 행사 초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 시내 템포드룸에서 열린 삼성 언팩 행사에는 무려 1500 객석이 전 세계 주요 언론들로 채워졌으며, 입장치 못한 관계자들만 700여명에 달할 정도였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태블릿PC 'G패드'를 이번 IFA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LG는 올해부터 모바일 제품을 전시할 별도 부스를 마련해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인 G2와 G패드를 중심으로 홍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소니도 갤럭시노트3 언팩 행사와 같은 날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엑스페리아 i1' 등 전략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IFA 참가 기업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가 매년 IFA에서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경쟁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IFA를 중요한 마케팅 지점으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TV 부문에서 기존의 곡면형 OLED, UHD TV 이외에 볼거리가 없다면 모바일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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