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세계의 초고화질(UHD)TV 시장을 선도하고 선점할수 있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700㎒ 대역 주파수가 반드시 방송용으로 할당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UHDTV 보급과 향상을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29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 방송의 활성화를 위한 전력과 과제' 세미나에서 박성규 미래방송연구회 수석부회장은 "드라마와 K-POP 등 한류문화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UHD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면 해외시장 개척도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조아름기자)
박성규 부회장은 "700㎒ 대역 주파수는 방송의 미래를 위한 유일한 주파수 공간"이라며 "무료보편 서비스와 재난·재해방송의 효용, 산업적 가치, 국민 문화 창달, 국가 경쟁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파수의 활용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이 진화하는데 바탕이 되는 주파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들여 디지털전환을 이룬데 따른 결과물인 유휴 주파수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지상파 방송이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무료로 사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주파수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지만 매출의 일정부분을 방송발전기금으로 납입하고 있다"며 "지상파가 공짜로 전파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부회장은 방송주파수 활용 계획에 있어 무조건 외국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700㎒ 대역의 통신용 할당은 세계적 추세"라는 통신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TV(DTV) 전송방식은 다중주파수망(MFN) 방식으로, 동일 주파수 간섭이 없는 원거리 지역을 제외하고는 같은 주파수를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주파수 낭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MFN 방식을 채택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5개국 뿐이다.
반면 일본과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이 도입한 단일주파수망(SFN) 방식은 동일한 주파수로 방송 신호를 전송하기 때문에 차세대 방송을 위한 추가 주파수가 필요없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DTV 주파수가 228㎒로 미국 300㎒, 유럽 256㎒, 일본 240㎒ 등에 비해 좁은 편이다.
박성규 부회장은 "700㎒ 대역의 108㎒ 폭의 주파수가 방송용으로 할당되면 방송사 네트워크 별로 6㎒ 4개씩을 활용해 권역별로 SFN을 구성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음영지역이 줄어 난시청 현상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BS1과 KBS2, MBC, SBS 등 지역국이 있는 4개의 방송사 네트워크가 각각 4개의 채널로, EBS와 OBS가 각각 1개의 채널로 SFN을 구성하면 108㎒ 주파수 폭으로 전국 UHD 방송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부회장은 "700㎒ 대역 주파수는 UHD, 이보다 더 진보한 8K-UHD 방송으로으로의 진화에 더욱 중요한 대역"이라며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측면에서 700㎒ 대역 주파수는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는 뉴미디어 시대에 플랫폼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는 지상파 방송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위기에서 지상파가 가장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플랫폼 지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직접수신환경 개선과 무료 다채널서비스(MMS)를 실시하고 다양한 뉴미디어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 홈네트워킹, N스크린 서비스 등을 제공해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트렌드를 읽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분야에서 사업자 간 이해가 아닌 국민 편익을 우선으로 고려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공영방송에 한해 MMS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상파 방송은 MMS 편성이나 데이터 방송 등 양방향이라는 디지털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고 비용 투자가 요구되더라도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오픈하이브리드TV(OH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HDTV, 소셜미디어 등이 모두 지상파에게 좋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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