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소나기 악재에도 분투한 촛불집회
민주당 철수에도 불구 2만명 참석..특검·대통령 사과 요구
2013-08-31 22:34:20 2013-08-31 22:37:2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혐의와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3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2만명, 경찰 추산 4000명의 인원이 모였다.
 
지난 21일 열린 촛불집회에 주최측 추산 4만명, 경찰추산 5000명이 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악재들을 고려하면 이날 행사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31일 서울역 광장 촛불집회에는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2만명이 참석했다.(사진=김현우 기자)
 
우선 민주당과 촛불집회의 연결 고리가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민주당 의원 98명이 오후 6시부터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했지만, 이후 열린 촛불집회에는 서영교, 홍익표 의원 등 5명만이 남고 나머지는 돌아갔다.
 
이들과 함께 민주당 당원들도 대부분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혐의가 꼽혔다.
 
이석기 의원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는 민주당은 이정희 진보당 대표 등이 참석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내란음모 혐의가 이슈가 되면서 국정원 규탄이라는 정당성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날씨도 촛불집회를 도와주지 않았다.
 
민주당 행사 이후 서울역 광장에는 일기 예보에도 없던 강한 소나기가 내렸다.
 
이 때문에 집회는 지연됐고 우산 등을 미쳐 준비하지 못했던 참석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집회 장소가 넓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다소 협소한 서울역 광장으로 바뀐 것도 집회에 마이너스였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는 ‘2013 서울 문화의 밤’ 행사가 열렸다.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비가 그치자 참석자들은 다시 서울역 광장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촛불집회 연설들 중에는 이석기 의원의 내란혐의로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운동이 약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발언들도 나왔다.
 
촛불집회 주최측은 다음주부터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촛불집회 관계자는 “원래 촛불집회에서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는데 비로 인해 다 취소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은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대부분 돌아갔다”며 오는 7일 열리는 촛불집회에서는 민주당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주최측과 비슷한 입장이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갑작스러운 비로 민주당 의원들이 돌아갔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혐의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주 촛불집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이전처럼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참석여부를 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확답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은 서울역 광장에서 이석기 의원과 선을 그으면서 국정원 규탄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종북세력의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마땅하다”며 내란음모 혐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하고 경찰이 은폐 축소한 죄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또 국정원과 경찰의 간부들이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간부들과 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내란음모 사건이 있다고 해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덮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며 국정원 개혁과 대선개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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