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4일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전, 본회의장 입구에서 벌어진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김현 민주당 의원의 설전이 윤리위 제소 사태로 번졌다. 민주당은 5일 심 의원의 당시 언행을 문제삼으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4일 본회의장 입구에서 남성 국회 경위가 김 의원에게 가방 수색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두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국회 경위는 이날 국회 사무처의 지시를 받고 김 의원에게 "적법절차"라며 이같은 요구를 했다. 국회의 이런 지침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김 의원은 '근거가 없다'며 경위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던 심 의원은 "최루탄이 있을지 모르니 보여주라"고 김 의원에게 요구했다.
이 말을 들은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을 모독했다"고 발끈하며 심 의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김 의원의 계속된 항의에 심 의원은 몇 분 뒤 마지못해 사과를 하고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분이 풀리지 않은 김 의원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 의원의 언행에 대해 "동료의원에 대한 모독이자 명예훼손이다.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심 의원에 대한 공개 경고와 국회 윤리위 제소를 통한 징계를 요구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김현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그러나 다음 날인 5일 심 의원이 아침에 자신의 블로그에 이에 대한 해명글을 올리며 전날 자신의 사과를 사실상 철회했다. 오히려 김 의원을 향해 "잘못된 특권의식"을 갖고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 글에서 "경위들이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데도 김 의원의 호통 앞에 쩔쩔매고 있어 딱해보였다"며 "경위들을 몰아붙이는 김 의원의 특권의식이 온당치 않다 싶어" '최루탄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1년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몰래 들여와 터뜨렸던 것이 생각나서 경위의 보안검색 요구가 정당함을 우회적으로 말했던 것"이라고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심 의원은 사과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초선의원의 특권의식이 눈에 거슬렀지만 싸울 가치도 없는 일이다싶어 그냥 현장에서 '사과한다'고 말하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사람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보안검색에서 자신은 국회의원이므로 면제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버려야 할 잘못된 특권의식은 아닌지..."라고 김 의원을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이 발끈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유승희 의원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국회사무처 직원의 검열수색 압수시도 현장에서 사무처 직원을 나무래도 모자를 판에 옆에서 사무처 직원을 부추기는, 국회의원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추태 아닌 추태를 보였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의 본회의장 '누드 검색' 사건 등을 재차 거론하며 이번 사건을 "또 다른 추태"로 규졍하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비공개 고위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심 의원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심 최고위원이 사과할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며 "공당의 국회의원이자 집권당의 최고위원으로서 해야 할 언행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언행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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