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의류 및 화장품 브랜드 등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자동차 판매실적과 대조되면서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이 아직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국한돼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5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은 지난달 미국내 주요 9개 소매유통업체의 판매증가율이 2.9%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3.2%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연말연휴를 제외하고 미국내 최대 소비대목으로 꼽히는 신학기 시즌을 맞아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할인행사 등을 벌였음에도 매출이 부진하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갭(Gap)과 L.브랜즈(L Brands) 등 미국내 주요 의류 브랜드들이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는 지난달 모두 2%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측치인 2.2%를 충족하지 못했다.
스포츠용품 판매 체인점인 주미에즈(Zumiez)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1%로 0.4%였던 시장의 예측치를 상회했다.
의류유통업체 스타인마트(Stein Mart)와 약국체인점 월그린(Walgreen)은 각각 3.8%와 4.8%의 비교적 높은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최대의 창고형매장인 코스트코도 4%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인 3.8%를 넘는 성장을 보였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할인행사에도 판매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남에 따라 미국내 소비심리 개선이 아직은 멀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소매협회는 경제회복이 더디게 이뤄짐에 따라 올해 개별 가구가 약 7.8%의 신학기 소비를 줄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켄 퍼킨스 리테일매트릭스컨설팅 대표는 "주요 유통업체들의 할인폭이 지난해나 평년에 비해서 커졌다"며 "이는 개학시즌임에도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동절 주말에 공격적인 할인행사가 많이 이뤄졌다"며 "소매점들이 구매력을 가진 제한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자동차와 주택 등에 대한 수요 증가는 저금리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나 주택 구매를 미뤄왔던 가구들이 저금리 상황을 틈타 대출을 받으며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제니퍼 데이비스 라자드캐피탈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고가품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만큼 구매여력은 줄어들고 있다"며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픔에 대한 소비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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