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살인사건' 30대 남성 '살인혐의' 무죄확정
대법 '증거 부족'..절도 혐의는 인정 징역 1년6월 확정
2013-09-12 10:33:16 2013-09-12 10:41:24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30대 남성의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2일 보험금을 노리고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낙지를 먹다 사망한 것처럼 속인 혐의(살인) 등으로 기소된 김모씨(32)에 대한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를 무죄로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절도 등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년6월을 확정했다.
 
일정한 소득이 없이 채무에 시달리던 김씨는 2010년 여자친구 A씨(당시 22·여)를 살해해 보험금을 타 낼 목적으로 D화재보험에 상해사망시 2억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가입한 뒤 보험금 수익자를 자신으로 등록케 했다.
 
이후 김씨는 A씨를 만취하게 만들고 모텔에 함께 투숙한 뒤 A씨와 객실에서 산낙지 4마리를 안주로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그러나 다음날 김씨는 모텔 프론트에 전화를 걸어 "여자친구가 낙지를 먹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해 줄 것을 요구했고,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하지만 A씨가 보험금 수령자를 김씨로 한 사망보험금 2억원의 보험 상품을 가입한 사실을 이상하게 여긴 A씨의 유족이 김씨를 경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김씨는 이와는 별도로 2011년 자신의 소유인 외제 승용차를 맹모씨에게 판매한 뒤 차량 명의가 아직도 자신 앞으로 돼 있는 점을 이용해 이 차량을 마음대로 끌고와 운전한 혐의(절도)도 함께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애정과 신뢰를 이용해 살해할 것을 계획했다는 점이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잔혹하다. 우리 사회 구성원과 법질서가 범죄인에게 베풀 수 있는 관용과 포용의 한계를 고민하게 한다"며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이에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했을 당시 경찰은 타살 의혹을 품지 않고 아무런 검사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모텔에서 심폐기능이 정지한 원인을 피고인의 진술 외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피고인의 주장대로 낙지를 먹다가 질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범행동기와 보험금 편취 동기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김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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