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청와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이 곧 강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5일 브리핑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사표수리를 할 수는 없다"며 "진실규명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음으로써 채 총장은 현재 검찰총장의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 총장은 여전히 법무부의 감찰 대상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법무부 감찰규정 5조는 '대검찰청 감찰부 업무를 지위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지시해 법무부 감찰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이 수석의 발표는 법무부장관의 조치는 감찰이 아닌 진상규명 지시였음을 강조하면서 법무부 입장을 엄호하는 발언이었지만 법무부의 채 총장에 대한 진상규명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검찰이나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수석도 "박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도 진실규명이 우선이기 때문에 진실을 빨리 규명하자는 것 밖에 없다"고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했다.
법무부도 전날 채 총장에 대한 사퇴 종용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밝힌 "진상규명은 감찰 착수 전 단계로서 법무부 감찰규정 제5조 등에 근거해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1차적으로 직접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규정으로 든 감찰규정에는 감찰 전 진상규명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청와대의 이같은 발표 직후 조선일보가 보도한 채 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상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에 있는 한 차장검사는 "어차피 감찰로 전환 될 것을 굳이 '진상규명'이라는 표현을 왜 강조하는 지 모르겠다"며 "감찰이라는 것이 조사 특성상 수사에 준하는 강도이기 때문에 채 총장과 검찰로서는 전에 없는 수모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상규명 내지는 감찰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체적인 사실증거가 없는 지금 상태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유일한 진상규명 방법이다. 그러나 채 총장이 직접 나서더라도 조선일보가 채 총장의 혼외자라고 지명한 C군과 그의 어머니 임모씨가 합의하지 않으면 유전자 검사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박은재 대검찰청 국제·미래기획단장도 전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e프로스에 "유전자 감식이나 임모 여인의 진술확보가 감찰로는 불가능하다"며 "객관적 자료 발견을 위한 감찰 방법을 검찰과 국민 앞에 공개해달라"고 법무부장관에게 요구했다.
◇불 밝힌 대검찰청 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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