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군대에서 받은 구타와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예비역 장교에게 법원이 국가유공자 자격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행정합의6부(재판장 안영진)는 박모씨(40)가 수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소위로 임관하기 전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병다른 정신질환 증세가 없었는데 임관하고 3년이 지나 정신질환 증상이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원고는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 구타 등으로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정신분열증은 심리학적 요인이나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발병항 수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군 직무수행 중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 질환이 악화해 발생했다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 직무수행과 정신질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1995년 학사장교로 임관한 뒤 최전방 GOP와 육군훈련소 등에서 근무하며 상관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다가 1999년 국군논산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2001년 대위로 의병전역했다.
그는 전역 후 2007년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고, 이에 "군 복무 중 과로와 스트레스로 정신분열증에 걸렸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원고의 정신분열증은 군 복무 시절 스트레스로 발병한 것으로 보고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모두 원고패소 판결했고, 이에 박씨는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고의 질병과 군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에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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