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 확대·변경됐어도 기존 추진위가 사업추진 정당"
대법 "사업구역 동일성 인정되면 기존 추진위 승인은 유효"
2013-09-19 09:00:00 2013-09-19 0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재개발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추진위원회로 승인받은 뒤 재개발지역이 당초 예정보다 확대·변경된 경우라도 사업계획이 본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면 기존 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송모씨가 "정비구역이 확대·변경되었으므로 이전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은 무효인데도 새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기 위한 신청을 반려한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 관악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정한 정비예정구역을 전제로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처분이 이뤄진 후 정비구역이 정비예정구역과 달리 지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승인처분이 당연히 실효된다고 볼 수 없다"며 "당초 승인처분을 받은 추진위원회가 새 정비구역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만 승인처분이 실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기존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처분 당시와 비교해 정비사업구역이 상당히 변경됐고 그로 인해 사업구역면적과 토지 등 소유자 수가 증가한 사정은 인정되나 이는 당초 정비예비구역을 중심으로 외연이 확대된 것에 불과하다"며 "이런 사정만으로는 기존 추진위원회 승인처분이 실효된다고 보기 어렵고 기존 추진위원회는 변경승인 절차를 밟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비사업구역이 정비예정구역과 동일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존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처분이 실효됐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취지로 피고가 기존 추진위원회 설립이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법에 따른 복수 추진위원회 구성을 막기 위해 원고의 새 추진위원회 설립 추진 신청을 반려한 것은 잘못이 없고,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반려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장은 2004년 6월 서울 관악구 신림6동 808 일대를 신림제4정비구역으로 지정한다고 고시했고 관악구청장은 이를 근거로 이 지역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 동의로 이뤄진 추진위원회의 구성을 승인했다.
 
이후 서울시장은 2005년 12월과 2006년 10월, 2008년 4월 정비예정구역을 확대、변경했는데 결과적으로 사업구역면적이 약 89%, 구역 내 토지 등소유자 수는 약 106%가 증가했다.
 
이후 새로 편입된 정비구역에 토지 등을 갖고 있던 송씨가 사업구역이 원래 예정보다 상당히 확대·변경되었고 정비구역 사업의 동일성이 없어진 만큼 추진위원회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며 새 추진위원회 설립을 관악구청에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정비예정구역과 확정된 정비구역인 재정비촉진구역 사이에는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존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처분은 실효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송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관악구청이 상고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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