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제일모직(001300)이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게 넘기고 전자재료, 케미칼 등 소재사업에 '올인'한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500억원에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12월1일자로 패션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이 모두 이관하게 된다.
제일모직이 지난 30여년 동안 영위해오던 패션사업을 완전히 접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캐시카우'로 성장한 소재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향후 OLED 분야는 물론 기존 라인 증설 등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며 "이번 영업 양도가 미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54년 설립된 제일모직은 직물사업을 시작으로, 1980년대에는 패션사업, 1990년대에는 케미칼사업, 2000년 들어서는 전자재료사업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 증설,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 합병 등 대형투자를 통해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이후 소재사업은 회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재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등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지난 8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 소재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OLED 소재업체인 독일의 '노바엘이디'를 인수했다.
박종우 제일모직 소재사업 총괄사장은 "이번 패션사업 양도 결정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공격적이고 선도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소재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의 시너지를 획기적으로 높여 선도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주화 패션사업 총괄사장은 "패션은 무엇보다 소프트 경쟁력이 중요한 사업"이라며 "리조트와 레저사업 등을 통해 소프트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에버랜드가 패션사업을 맡게 돼 앞으로 더욱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는 기존 테마파크, 골프장 등의 사업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봉영 에버랜드 사장은 "금번 인수를 통해 패션 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제일모직 의왕 R&D센터.(사진제공=제일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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