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앵커 : 4대강 공사 담합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입찰가를 담합한 혐의로 11개 대형 건설사의 전·현직 임직원 22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정부의 구체적 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담합을 계획하는 등 조직적으로 담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법조팀 최현진 기자 나왔습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토목환경사업본부장 설모씨 등 현대건설 임직원 2명, 삼성물산 소속 임직원 2명, GS건설과 SK건설 임직원 각 1명 등 모두 6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김중겸 현대건설 대표와 서종욱 전 대우건설 대표 등 16명은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건설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입찰담합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좀 해주시죠.
기자 : 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6개 건설사는 2008년 12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계획 수립에 공식 착수한 직후부터 막후 협상을 통해 담합에 나섰습니다.
이들 건설사들은 공사 지분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다른 건설사들까지 규합해 모임을 결성하고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6개 업체들은 2009년 2월부터 6월까지 발주된 16개 보 공사에서 2개씩의 공구를 나눠 갖고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 1개 공구를 나눠 8개사가 14개 공구를 나눠 가졌습니다.
앵커 : 이번 검찰조사에서 들러리 입찰 담합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지요? 생소한 개념인데 어떤건가요?
기자 : 네. 건설사들은 미리 정해놓은 공구에서 낙찰을 받기 위해 서로 들러리를 서주거나 중견 건설사를 들러리로 세우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들러리로 응찰한 중소건설사들은 입찰과정에서 일부러 완성도가 떨어지는 속칭 ‘B설계’를 제출했습니다.
이들 건설사들은 또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요구대로 투찰가격을 써내 입찰을 도왔습니다. 국가가 B설계를 제출한 건설사들에 제공한 설계보상비는 모두 293억원에 이릅니다. 검찰은 이 금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발주처에 관련 자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앵커 :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또 다른 담합행위가 드러나지는 않았나요?
기자 :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 증설공사와 영주 다목적댐 공사, 보현산다목적댐 공사 등 2009년에서 2010년 발주된 다른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에서도 서로 투찰가격을 맞춰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담합에 참여한 검설사들은 지난 2007년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입찰 당시 담합 행위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또 다시 동일한 수법으로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건설사들은 도급순위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미리 지분율을 정해 놓고 정부의 사업계획을 미리 입수해 조직적으로 담합을 추진했습니다. 건설사들의 구조화된 담합 관행이 대형 국책사업에 그대로 적용된 것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4대강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죠?
기자 : 그렇습니다. 1차 턴키 입찰 답합 행위 수사를 마무리 지은 검찰은 향후 다른 턴키공사에 대한 입찰 담합 행위와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검찰은 4대강 참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구속해 수사 중입니다. 설계업체로부터 37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물포럼 사무총장 염모씨는 오늘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앵커 : 건설사 비자금 의혹과 사용처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4대강 공사 참여 과정에서 23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서울시 턴키공사 심의위원 3명에게 총 2억5500만원을 제공한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 옥모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아울러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에 참여했던 설계업체가 매년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업체 회장 김모씨를 지난달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관련 단서가 나오는대로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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