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대법원에 부당한 '변호사 감치재판' 재발방지 촉구
2013-09-25 01:16:07 2013-09-25 01:19:5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가 지난 7월 서울고법의 변호사 감치재판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재판장의 퇴정명령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재판장의 무리한 소송지휘권에 대한 재발방지를 대법원에 촉구했다.
 
변협은 24일 이같은 진상조사결과와 함께 전국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 등을 근거로 법관들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을 요청하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및 제도개선 건의’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날 건의서에서 “변호사가 법정에서의 변론함에 있어 그 내용 및 변론 태도를 이유로 감치 등 제재를 받는 것이 묵과되거나 용인되면, 이것만으로도 현대사법의 골간을 이루는 소송구조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중차대하고 불행한 결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법관이 변호사의 변론권을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은 당사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일방 당사자의 편을 들어준다는 인상을 심어줘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이어 “법관은 변호사의 변론권을 적극 보장해야 함은 물론, 설령 적법한 사유로 부득이하게 변호사의 변론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안사건의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을 감안해 제재 여부와 종류 등을 선택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협은 이날 법원행정처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위법·부당한 소송지휘권 행사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불복) 수단의 법제화 ▲기피신청제도의 활성화 ▲감치재판 제도의 개선 ▲사실심인 항소심 심리의 충실화 ▲법정녹음제도의 전면적 실시 및 당사자의 자유로운 열람권 보장 ▲변호사에 의한 상시적 법관평가제의 법정화 등을 변호사의 재판 진행간 변론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사항으로 제시했다.
 
서울고법 민사1부(정종관 부장판사)는 지난 7월19일 아파트분양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재판에서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했으나 원고측 대리인인 A변호사는 변론을 한번 더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A변호사의 요구를 거절한 뒤 다음 재판을 시작해야 한다며 원고석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A변호사가 계속 같은 주장을 고수하자 감치재판을 열어 과태료 3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울산지법의 A부장판사가 민사소송의 대리인인 B변호사의 변론을 막으며 '감치대기' 상태로 법정 밖에서 1시간여 기다리게 하는 등 법원의 변호사에 대한 감치조치가 잇따라 발생하자 조사단을 꾸려 진상조사를 하는 한편, 관련 심포지엄을 여는 등 대책을 마련해왔다.
 
한편, 대법원은 이 두건의 감치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당한 재판진행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판단하고 '적정하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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