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예산안을 7조813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8% 준 것으로 중소기업 지원과 외국인투자 유치 등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지만 전력난 대비 비상수급조절 예산이 대폭 줄어 내년 여름철 전력위기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는 2014년도 예산안을 올해 8조4596억 대비 8% 감액된 7조8137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주요 사업부문별로 보면 중소기업 수출을 돕는 무역분야에 3137원의 예산을 배정해 올해 3016억원보다 소폭 올랐으며, 연구개발(R&D) 예산은 3조1702억원으로 올해의 3조1782억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투자유치기반 조성 예산은 1526억원으로 올해의 1611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에너지복지와 에너지안전, 해외자원개발 등에 쓰일 에너지분야 예산은 8681억원으로 올해의 7501억원으로 100억원 정도 올랐다.
박청원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은 "어려운 재정여건에서도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선,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으로 예산을 아꼈다"며 "정책효과 저하를 막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 에너지 복지 등은 내년에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2014년 예산안 중 에너지분야 세부항목(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력난 대처에 대한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에너지분야에서 해외자원개발과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 등은 예산이 늘었지만 전력난 극복을 위한 비상수급조절 예산은 올해 2399억원보다 2000원이나 줄어든 395억원으로 내년 산업부 예산의 세부항목 중 가장 많이 감액됐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난 시기에 들어가는 예산소요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만 반영하자는 취지"라며 "내년에 발전설비가 1000만㎾ 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예산소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여름 전력수급 기간에 보여준 행동을 생각하면 발전설비 용량 증가만 믿고 전력난을 대비할 예산을 2000억원이나 줄인 것은 전력위기 대처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초에도 지난해보다 발전설비 용량이 늘었고 원자력발전소 등이 정상 가동 중이라 전력난 위기가 크지 않다고 말했지만, 원전 납품비리 사건으로 원전 23기 중 절반이 운전을 멈추고 화력발전소 등은 과부하로 고장 나는 등 전력수급에 애를 먹었다.
급기야 문 열고 냉방영업 금지, 실내 냉방 온도 제한, 휴가분산, 조업 조정, 공공기관 에어컨 가동 금지 등 쥐어짜기식 절전대책을 추진했으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과 불만만 쌓이는 역효과를 불렀다.
또 올해 산업부는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 최대 고비였던 8월12일부터 14일까지 3일 간 120억원을 쓰는 등 6월부터 8월 말까지 전력난을 막느라 주간예고제 시행,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 휴가분산, 전력수급 조절 등에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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