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황민규기자] 오는 4일 3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는 삼성전자가 '마의 벽'으로 불리는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에 성공할 지가 시장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도체 사업부가 어느 정도의 뒷심을 발휘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중론.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89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10조원에는 1100억원이 모자란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은 59조6100억원, 8조400억원으로 각각 14%, 22% 늘어날 전망이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TV 패널의 지속적인 판가 인하와 가전시장 침체,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형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10조원 돌파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10조원 달성을 전망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 뿐이다. 이들은 최근 PC용 D램의 가격 급등세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관.(사진=뉴스토마토)
업계에서 바라보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스마트폰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계속해서 견인해 나갈 것인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사업이 얼마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인지, 끝으로 생활가전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냐는 점이다.
일단 스마트폰 사업의 호조는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성장세의 둔화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주력 모델인 갤럭시S4 효과가 3분기 본격적으로 반영됐음에도 실제 판매량은 지난 2분기보다 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좋을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다만 그 폭에 대해선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반도체 사업은 숨은 진주로 평가된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3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이견이 없을 정도.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반도체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으로 2조원 중후반대 수준을 점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수요 증가 등 수급 여건 개선에 따른 수혜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분기 다소 주춤했던 시스템LSI 사업부도 애플의 아이폰5S, 아이패드 등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생활가전·디스플레이 등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치 못할 전망이다. 낮은 영업이익률에 대내외 경기 침체에 부딪히면서 10조원 달성의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보조금 중지, UHD TV 등 신규 카테고리 시장의 영향력 미미 등으로 인해 TV 업황이 부진했다"며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 가전 부문 실적이 좋지 않아 전사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증권가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윤 사장은 이날 "생각하는 건 자유"라며 "실적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잘 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측은 관측일 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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