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불법체류 외국인이 단속을 피해 도망가다가 사고로 숨지는 충격으로 심정지 등 질병을 앓게 된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문준섭 판사는 김모씨(57)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문 판사는 "외국인이 사망하고 그에 따른 비난 여론 형성,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등으로 담당 단속팀장이었던 원고는 매우 큰 정신적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 판사는 이어 "실제로 원고가 심정지 발작 전 이와 같은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위에 호소한 점 등을 종합하면, 스트레스가 병이 발생한 주요 원인이 됐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국관리소 단속팀장이던 김씨는 2010년 10월 서울 금천구 일대에서 불법체류 외국인을 단속했고, 이를 피하려던 불법체류 신분의 베트남인이 건물 2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인권 탄압 문제로까지 불거진 이 사건은 국가인권위에 진정이 접수됐고, 김씨는 방문조사를 받은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후 김씨는 단속 업무에서 제외됐으나 정신적 충격은 가시지 않았고, 어느날 갑자기 수면 중에 심장이 정지하는 증세로 병원에 후송됐다.
이에 김씨는 공무상 요양승인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신적 압박으로 병에 걸렸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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