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업계의 올 3분기 실적은 '1강2중1약' 체제로 관측됐다. 희비는 주력제품 간 차이에서 나타났다.
범용제품으로 분류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스타이렌모노머(SM) 등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실적 회복에 기여한 반면 합성고무의 주요 원료인 부타디엔(BD)은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타이어의 업황 침체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부타디엔과 합성고무가 주력인 금호석유화학은 화학업체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올 3분기 실적이 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LG화학, 3분기 영업익 5000억원대..롯데와 한화케미칼도 영업익 증가
1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분기 대비 13.48% 증가한 5691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9% 감소한 수치.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1567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5%, 5.54%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2298억원, 1489억원일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나 감소했다. 그러나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14% 증가하면서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화케미칼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138억원, 530억원일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31% 증가했고,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영업이익이 무려 63%나 늘었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올 3분기 석유화학 업계에서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751억원, 4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72%, 전 분기 대비 42%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 2분기 대비 성수기 효과 뚜렷..범용제품 수요 증가 덕
올 3분기는 지난 2분기에 비해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게 석유화학업계 전반적인 기류다. 급격한 수요 증가는 없었지만, 전 분기에 비해 성수기 효과는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기가 즉각 반영되는 범용제품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전분기보다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PE 물량 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의 3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1541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평균 1401달러에 비해 140달러나 오르며, 기초 원료인 나프타와 제품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가 2분기 543달러에서 3분기 620달러로 올라섰다.
여기에 건축자재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과 외장재로 사용되는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수지(ABS) 등도 최종 제품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 회복에 한몫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제품의 가격이 2분기에 비해 오르면서 대부분 업체들의 매출도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3분기는 범용제품 판매량이 수익성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제품에 따라 '1강2중1약'
제품마다 시장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면서 주력사업에 따라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업계 내에서 가장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LG화학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범용제품이 주력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도 2분기에 비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두 회사는 실적의 복병이었던 해외사업 부문에서 나란히 회복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부타디엔이 부진했음에도 PE, SM 등의 시황 호조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면서 "특히 해외 자회사인 타이탄케미칼 역시 PE 시황 호전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돼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은 PE, PVC 부문에서 올 3분기 스프레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간 적자가 발생했던 중국 닝보 PVC 공장도 영업흑자로 전환되면서 2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올 3분기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부타디엔의 3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1125달러를 기록, 2분기에 비해 20%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고무 역시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합성고무 가격이 2분기 톤당 2200달러에서 3분기 1800달러로 급락함에 따라 합성고무 부문에서 1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타이어 업체의 구매지연도 실적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2분기는 유가 하락과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로 화학 업황이 부진한 데 반해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그나마 나타났던 걸로 보인다"면서 "PE 제품이 시황을 주도한 덕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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