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수출입銀, GS건설·삼성물산 등에 수천억 특혜

입찰서류 허위제출에 담합주도까지..규정 어겨가며 지원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정부 기금을 이용해 대기업에 8000억원을 특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기금 관리에 대한 감사원의 전면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민주당) 의원이 수출입은행과 조달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7958억원 상당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사업에 GS건설(006360)과 코오롱글로벌(003070), 삼성물산(000830) 등을 참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S건설 등 9개 기업은 입찰서류를 허위 제출하고 담합을 주도한 사실이 적발돼, 기금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수출입은행은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기획재정부 지침인 EDCF 운영관리규정에 따르면 "국가계약법에서 입찰 참가자격 제한사유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3년 동안 기금 지원사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돼 있지만 수출입은행은 이를 지키지 않고 GS건설 등을 지원했다.

 

김영주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GS건설은 2011년 조달청과 한국도로공사에 입찰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데 이어 올해는 짬짜미(담합)를 주도해 조달청과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입찰금지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은 GS건설을 방글라데시 송전망 개발사업과 베트남 교량 건설사업(2011년), 모잠비크 송배전망 확충사업과 탄자니아 송전망 확충사업(2012년), 베트남 교량 건설사업(2013년) 등에 참여시켜 총 3249억원의 공사계약을 맺게 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2011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조달청에 입찰서류를 허위로 내 입찰이 금지됐지만 2011년 스리랑카 상수도 개발사업과 2012년 가나 상수도 건설사업에 참여해 1415억원의 공사계약을 따냈다.

 

삼성물산도 2011년 조달청과 도로공사에 입찰 허위서류 제출로 입찰금지 제재를 받았지만 2011년 말리 정부행정망 개발사업과 2012년 보스니아 병원 현대화사업, 카메룬 직업훈련소 건립, 탄자니아 송전망 확충사업에 참여해 979억원 상당을 벌어 들였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참여기업 중 문제유발 기업 명단 및 계약 금액(자료제공=민주당 김영주 의원실)

 

그밖에 수출입은행이 규정을 어기고 특혜를 준 기업으로 금호산업(002990)(642억8200만원), 한신공영(004960)(419억6400만원), 현대엠코(416억2800만원), 삼성SDS(384억8300만원), 한진중공업(097230)(255억 7700만원), 한일건설(195억61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기업은 EDCF 지원사업 수주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 측 자료에는 2008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구매계약 체결액 기준으로 74.7%(2조3830억원)를 대기업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수주액은 GS(078930)가 46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343억원), 포스코(005490)(2364억원), 코오롱(002020)(2172억원), 웅진그룹(1515억원)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이런 특혜는 기재부의 수출입은행 관리 소홀과 방조 속에 가능했다"며 "2006년 이후 단 한 번도 EDCF에 대한 기관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대기업에 대한 부당 특혜가 몇 년간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개도국에 대한 원조기금도 국민 세금인 만큼 운용 과정이 투명해야 하는데 규정을 무시하고 대기업에 천문학적 액수의 특혜를 줬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감사원의 감사가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