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수명이 다 된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계속 가동하려고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계속운전을 위한 모든 작업을 2009년까지 마치겠다고 했지만 아직 최초 계획이 완료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가동에만 급급해 안전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진복(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고리 1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받기 위해 2005년 12월 '고리 1호기 계속운전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작업을 2009년까지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초 계획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전경(사진제공=뉴스토마토)
이진복 의원은 "한수원은 2008년 5월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 1호기 안전성증진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2005년에 세운 '계속운전 추진 기본계획'을 연장해 2013년 7월까지 계획을 완료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이행 계획상 28건의 사업 중 10건만 제때 완료하고 12건은 시한을 넘긴 데다 6건은 아직도 마무리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직 완료 안 된 사업은 '가상배관파단사고 해석관련 후속조치', '지하수의 수문확산 특성 평가결과 제출', '사용후연료저장조냉각계통 열교환기 이중화' 등으로 추가로 91억3000만원의 예산이 더 들어가야 할 판이다.
이 이원은 "안전성증진 이행계획은 법적 의무가 아니지만 신뢰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성실성이 강조된다"며 "최초 계획의 작업완료 시점도 여러 번 어기면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미 한수원의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린 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고리 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해 원안위 허가는 2007년 12월에 났지만 이행계획은 2008년 5월에 수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이 계속운전에 대한 세부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원전을 가동부터 하고 본 것.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이진복 의원은 "현재 월성 1호기가 계속운전을 위해 원안위에서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고리 1호기에 대한 2차 계속운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안위가 계속운전 허가 때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가장 우선하겠다고 한 만큼 한수원의 이행사항 실적을 고려하면 계속운전 허가는 멀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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