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게임과몰입(중독)'을 둘러싼 각계각층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게임중독’을 지적하는 쪽에서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국가가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이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한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새누리당·중독단체, 게임은 ‘중독산업’..십자포화
29일 진행된 한국콘텐츠진흥원 국정감사에서도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계속됐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게임에 빠져서 아이를 굶기는 부모나, 중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등 게임중독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게임중독은 주로 청소년층에서 발생하므로 성인이 빠지는 술·마약 중독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오는 31일 국회에서 게임을 중독물질로 국가가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중독 예방·관리 치료를 위한 법률(이하 중독관리법)’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4대중독 현황(자료제공=신의진 의원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내에서 게임에 대한 상반된 입장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남경필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게임을 ‘4대 중독산업’, ‘사회악’으로 지칭했으며, 반면 남 의원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두둔했다.
신의진 의원은 “중독관리법은 국민건강과 사회 안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독 없는 행복한 사회 실현을 위해 중독관리법이 국회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중독 문제를 다룰 시민단체도 공식적으로 발족한다. 오는 30일 한국중독문제국민참여본부는 발대식을 가지고 사행도박·알코올·인터넷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대책마련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단체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를 지낸 박영률 총재(국가발전기독연구원장)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나 교육계 인사가 참여한다.
◇게임업계 “한국 게임산업은 죽었다”
◇K-IDEA 홈페이지에 걸린 '근조'謹弔' 대한민국게임사업 배너(사진출처=K-IDEA 홈페이지)
게임업계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게임규제 시도에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상에서 ‘중독관리법’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K-IDEA(구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다음달 14일 부산에서 펼쳐지는 국제게임쇼 ‘지스타2013’에서도 현장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국회·정부 항의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성곤 K-IDEA 사무국장은 “게임업체들은 이번 중독관리법이 통과되면 한국에서는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서명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고 항변했다.
더불어 일부 정치권과 정부기관에서도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에 따르면 지난 27일 ‘개발자컨퍼런스 디브온 2013’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정부의 게임산업규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예전에 제가 회사를 경영 할 때, 여러가지를 정부에 자문할 기회가 많았지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반영이 잘 안됐다”며 “(게임 규제를 말하는 사람들은) 하드웨어 세계는 알지만 소프트웨어 세계까지는 지식확장이 안돼 제가 이야기를 해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국정감사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별로 따로 추진되고 있어 게임업계가 느끼는 불안감이 크다”며 “(정부쪽에서도) 통합적으로 게임관련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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