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세중기자]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부족한 것은 절대적인 개발자의 수가 아니라 국제 수준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수 개발 인력입니다“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 OKJSP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님께 드리는 공개질의서’라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질의서는 미래부가 발표한 SW정책의 인력 공급 계획에 대해 '문제점을 잘못 인식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OKJSP는 “장관님께서는 우수 인력부족으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 악화와 이에 따른 재투자 부족을 문제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문제의 원인과 현상을 뒤바꿔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지적했다.
◇미래부의 SW 혁신전략.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미래부는 지난 8일 SW정책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새로운 SW인력 수요가 2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판단, 민·관 공동 인력양성 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 OKJSP는 “지금도 수많은 정부지원 IT 취업과정을 통해 인력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를 지경”이라며 “몇 명인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우수 소프트웨어 인재가 많지 않은 이유는 국내에서 개발자로 일하는데 기술적으로 우수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소프트웨어 산업은 외주용역 개발에 치중돼 있고, 외주 용역 개발 분야는 하도급 과정에서 값싼 인력으로 사업을 수행해 발생하는 시세차익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아닌 값싼 개발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OKJSP는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전 세계 개발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력을 갖추기 힘든 것은 정부 지원 교육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시장 구조가 기술력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기술보다는 영업력을 보유한 인력 중개업체들만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래부는 지난 29일 OKJSP 대표를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개질의서를 내신 분들의 대다수는 SI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인데 이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데는 미래부도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다”면서 “SW분야에서 꼭 필요한 분들인 만큼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올 4월 10여차례에 걸쳐 대학생, 개발자, 초기기업 관계자 등을 만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SW정책을 수립할 때 SI업계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학계와 산업계 외국까지 전반적으로 고려하다보니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SI업계가 이미 발표한 정책 외에 추가로 어려운 데를 긁어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어디까지 수용할지는 더 논의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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