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도 중소형 바람이 불고 있다.
올 하반기 25대1이라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래미안 잠원'은 일반청약 물량 중 1가구를 제외한 대부분 가구가 85㎡이하로 구성됐다.
분양 관계자는 "실수요자든 투자목적이든 관계없이 대부분 20~30평대의 중소형에 관심을 더 기울이는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살펴보면 대형평수보다는 중소형 평수 문의가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000830)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목표는 자신들의 부담이 덜하면서 사업성도 좋게 하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은 분담금이 커지는 부분때문에 큰 평수보다 소형평수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중소형으로 설계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림산업(000210) 관계자는 "최근 중대형을 중소형으로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표적으로 북아현 뉴타운 단지의 경우 중대형을 줄이고 중소형을 늘려 1700가구에서 1900가구로 설계를 변경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 재건축 진행중인 단지에도 '중소형' 바람
중소형 바람은 현재 진행중인 재건축 단지들에도 불고 있다.
둔촌 주공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공급면적에 대한 계획을 변경하기도 했다.
둔촌주공 조합원은 "최근 대형을 많이 선호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기존 70평까지 짓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해 51평까지만 설계를 진행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A중개업소 대표는 "중대형은 들어가는 돈이 많다 보니 조합원들이 안 지으려고 한다"며 "개포주공4단지의 경우에는 조합원들이 대형평형이라고 해봤자 40평대까지만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부동산 시장의 중소형아파트 '대세'
30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수도권 신규 분양 공급물량이 중소형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인천 포함) 지역의 85㎡ 초과 신규분양 공급물량은 올해 1만7584가구로 전체물량의 16%를 차지했다. 지난 2007년 전체 신규분양 물량 중 36%(6만1225가구)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자료=부동산114)
조은상 부동산서브 팀장은 "추세가 중대형은 미분양이 나고 있다"며 "마곡지구도 114㎡의 경우에 179가구가 미분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 지역도 마찬가지로, 일반 분양은 조합원 물량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며 "이런 상황에 큰 평형대를 공급하게 된다면 미분양 우려가 더 커지기 때문에, 차라리 설계변경으로 관심이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공급하겠다는 시장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남의 한 재건축 단지.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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