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대처법..같은 '미분양' 다른 '느낌'
할인 분양에 전세 모집까지
2013-11-04 19:41:45 2013-11-04 19:48:05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고질적인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사의 전략에 따라 수요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곳에서는 예기치 못한 할인분양으로 집값 하락과 입주자 간 갈등을 야기하며 원성을 사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전세공급으로 전세난 해소에 기여하면서 유동성 확보까지 성공했다.
 
◇한라 30% 할인 분양 쇼크..주민 갈등 야기
 
최근 한라(014790)는 경기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플러스 미분양분 아파트에 대해 30% 할인 분양을 실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총 823가구 중 46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었다.
 
빠른 미분양 해소와 현금 확보를 위해 한라는 분양 당시 1003만원 정도했던 분양가를 710만원~830만원 대로 낮췄다. 신규 분양자들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새 집을 마련하는 기회가 됐지만 먼저 분양받은 수요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1억원이 날아가는 상황을 맞았다.
 
입주 두달 만에 시행된 할인 분양에 입주자들은 격분했고, 현재 기분양자들은 철조망으로 출입구를 봉쇄하고 할일분양자들의 입주를 막으며 대치 중이다.
 
할인 분양자들의 입주한다 해도 원만한 해결책 없이는 향후 입주민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운정신도시 ㅊ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두달만에 1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지면 제정신일 사람이 있겠냐"며 "새 아파트가 가격이 떨어지면 일대 기존 아파트들은 그 가격을 따라갈 수 있어 일대에서도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운정 한라 쇼크는 인천까지 번졌다. 한라가 공급한 인천 영종하늘도시의 단지에서도 할인분양을 걱정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입주한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는 9월 현재 509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있다. 한라가 분양한 수도권에 사업지 중 가장 많은 미분양이다.
 
영종하늘도시 ㅎ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라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느니, 파주일은 영종의 사전포석이니 할인분양 관련해서 불안한 입소문이 나돌았던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두산 탄현 위브더제니스 전세공급..전세난해소, 현금확보 '윈윈'
 
◇10월 12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1차 접수 당시 현장(사진제공=두산건설)
 
같은 미분양이지만 두산건설(011160)은 한라와는 방법을 달리 했다. 경기 고양시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는 미분양분을 할인 분양이 아닌 전셋집으로 공급했다.
 
두산건설은 전세 희망자의 보증금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주택보증이 발급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도 가입했다.
 
지난달 12일 받은 1차 접수에서는 253가구 모집에 800여명의 세입자가 몰리며 조기 마감됐다. 두산건설은 1차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262가구에 대해 2차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2차에서는 전용 94㎡와 120㎡ 2개 타입 총 262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전세금은 전용 95㎡의 경우 1억7500만원~1억9500만원 수준이며, 120㎡는 2억2500만원부터 공급된다.
 
두산건설은 공용관리비를 지원해 개인이 납부해야 할 월 관리비 부담도 낮췄다. 전용 120㎡ 기준 월 평균 관리비는 15만원(올 7월 관리사무소 부과기준 평균금액)정도로 중대형 아파트지만 중소형 수준으로 내렸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건설사마다 사정이 있고, 최선의 방안을 모색한 것이겠지만 최소 기존 입주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했다"며 "건설사는 장기적으로 장사를 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최초의 고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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