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교시험 '0점 처리' 행정소송 대상 아냐"..각하 판결
"0점 처리로 A양에게 법률적 효과 발생 안해..소송 부적합"
2013-11-04 17:10:58 2013-11-04 17:14:50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시험 중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0점'을 받은 학생이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0점 처리 행위는 행정처분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진창수)는 A양(15)이 '시험 시작 후에 시험 내용을 책상에 적는 것은 부정행위가 아니다'며 B학교를 상대로 낸 영어시험성적처리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0점 처리 행위는 행정소송의 '처분'으로 볼 수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립학교의 운영자는 법인 또는 개인으로서 행정청이 아니고, 0점 처리는 학업성취도 등 자료작성의 중간단계에 불과해 위 '0점 처리' 행위 자체로 인해 A양에게 법률상 효과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A양은 지난 5월 중간고사 영어시험을 위해 교과서를 암기하다가 시험이 시작되자  암기하고 있던 교과서 내용을 책상 위에 적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난 뒤 청소시간에 한 학생이 A양이 책상에 적어 둔 메모를 발견하고 담임교사에게 알렸고, 학교 측은 A양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보고 시험 성적을 0점 처리했다.
 
A양은 "시험이 시작된 뒤 내용을 적는 것까지 부정행위에 포함되진 않는다. 시험종료 후 메모를 지우지 않는 등 부정행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라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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